"난 널 증오해"…연쇄살인마, 성폭행 때마다 약혼녀 이름 불렀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0.08.21 11:43
미국의 연쇄 살인마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 /사진=유튜브 채널 스카이 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던 연쇄살인마와 그의 전 약혼녀가 법정에서 마주했다. 피해자들은 그가 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약혼녀의 이름을 불렀으나, 약혼녀는 '또 다른 피해자'라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등 외신은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불리는 연쇄살인마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74)가 전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전 약혼녀 보니 우엘첸(69)과 마주했다고 보도했다.

드앤젤로는 1975년부터 1986년까지 13명을 살해하고 50명 이상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범죄는 약 40년 동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학의 발전에 따라 2018년 DNA 족보 분석 기법 등이 수사에 적용되면서 드러나게 됐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드앤젤로는 과거 범죄를 저지르면서 "난 너를 증오해, 보니"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가 말한 '보니'의 정체는 이후 HBO가 드앤젤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밝혀졌다.

보니에 따르면 그와 드앤젤로는 1970년 대학교에서 만났다. 그들은 진지한 관계였으나, 보니는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드앤젤로의 폭력적인 성향을 느끼고는 1971년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드앤젤로는 총을 가지고 보니의 집에 찾아와 자신과 결혼할 것을 강요했다. 결국 그는 집에 있던 보니의 아버지에게 제압됐으나, 보니의 마음속에는 오랫동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앞서 보니는 HBO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자신이 드앤젤로가 연쇄살인마가 된 데에 얼마간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쇄살인마가 된 그 남자가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공감한다. 그걸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쇄 살인마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 /사진=유튜브 채널 스카이 뉴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날 법정에서 보니를 비판하지 않았다. 피해자 카슨 샌들러는 드앤젤로를 마주 보고 "보니는 당신의 폭력적인 범죄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며 "우리는 보니를 당신의 악의적인 공격에서 살아남은 자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게이 하드윅은 "나는 그가 인생에서 뭔가 불행한 일을 겪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힘든 시간을 겪은 모두가 그와 같은 성폭행범이나 연쇄살인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드앤젤로는 지난 6월 법정에서 자신이 기소되지 않은 혐의까지 인정하며 자백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는 조건이었다. 그는 오는 21일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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