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맑게 갠 남이섬, 침수 흔적없이 싱그러운 숲길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8.15 17:02

지난 6일 운영중단 후 8일 운영재개
침수 와전돼 모처럼 붐비지 않고 여유로운 포토존

(남이섬=뉴스1) 이상휼 기자
남이섬의 숲길 © 뉴스1
(남이섬=뉴스1) 이상휼 기자 = 집중호우로 일부 침수 피해를 입은 남이섬은 15일 막상 찾아가보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 지난 6일 소양강댐 방류 여파로 섬의 끝부분인 선착장 일대가 일부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한다. 선착장 일대는 특성상 가장 지대가 낮다.

이날 가평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분 만에 남이섬에 입도한 관광객들은 맑게 갠 하늘 아래 남이섬 풍경을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와 함께 셔터를 눌러댔다. '남이섬 침수' 소식에 관광객이 줄어든 터라 비교적 여유롭게 섬을 둘러볼 수 있었다.

남이섬 곳곳 포토존마다 붐비지 않아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모처럼 여유와 힐링을 만끽했다.

남이섬 관계자는 "자라섬에 비해 남이섬은 지대가 높다. 완전히 침수된 자라섬을 보고 우리도 놀랐지만 남이섬은 무탈했으며 섬 끝부분은 다음날 완전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듯이 남이섬은 지난 8일 곧장 개장했다.

남이섬 수영장 © 뉴스1

긴 장마를 거친 직후라 그런지 남이섬이 자랑하는 자작나무숲, 메타세콰이어길, 연못 유영지의 연꽃들은 한결 싱그러운 초록빛을 내뿜었다.

섬 중심부 왓에버센터 티하우스 차담에 들러 지리산에서 온 녹차와 홍차를 즐기며 직원들에게 보다 더 섬을 즐겁게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을 전수받았다.

왓에버센터 주변에는 한식, 양식, 중식, 간식, 그림책마을, 전시미술관, 수영장 등 맛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볼거리와 음식이 다양하다.

남이섬 © 뉴스1

걷는 동안 타조가 반기고 공작새가 곁에 다가오며 토끼도 이따금 술래잡기를 청하듯 근처에서 뛰놀았다.

힐링 숙소로 각광받는 '호텔정관루' 부근에 위치한 '엘리시안 폭포정원'은 50여년 전 설치돼 섬 내 용수를 공급해 왔던 물탱크를 재활용해 새생명을 얻은 곳이다. 폭포이름은 북한강에서 동반성장하자며 2016년 상생협약을 맺은 '엘리시안 강촌'에서 유래했다.

폭포 근처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많아 흩날리는 물방울들이 싱그럽게 퍼져 언제나 땅이 촉촉이 젖어있다. 앞으로는 폭포물이 흐르고 주변으로는 북한강물이 둘러싸고 있어 강바람이 유난히 시원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남이섬 연못 © 뉴스1

남이섬은 단 한 방울의 오수도 강으로 흘러보내지 않는 무방류 시스템을 운용중이다. 오수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최소화하는 게 최우선 운영정책이지만, 식당이나 숙박시설, 화장실 등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오수는 정화처리장에서 1급수로 처리된다.

이렇게 정화된 물은 섬 내 작은 논으로 보내져 쌀과 보리, 콩, 옥수수가 자라게 하면서 또 섬 내의 크고 작은 연못을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증발된다. 남이섬 호텔정관루 뒤편에 위치한 연못 유영지(柳影池)와 섬 중앙에서 싱그러운 연꽃을 자랑하는 환경연못 연련지(戀蓮池)는 무방류 시스템 속에서 언제나 맑고 투명하다.

한국 최초로 유니세프가 지정한 어린이 친화공원인 남이섬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많다. 특히 숲 속 한가운데 자리 잡은 호텔정관루 야외수영장 워터가든은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인 물놀이 장소다.

올해는 수영장 형태가 아닌 무인·무료·자율 이용시설로서 '숲 속 물놀이터 워터가든'으로 재단장했다. 이달 23일까지 이용 가능하며, 물놀이터·탈의실·샤워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 물놀이에 필요한 물품(물놀이용 신발, 여분 옷, 타올 등)은 개인적으로 지참해야 한다.

남이섬 일대 © 뉴스1

자연숲이 무성한 남단에서 만나는 헛다리길은 꾸준히 사랑받는 포토스팟이다. 통나무를 엮어 만든 길로, 섬 최남단 창경원에서 이어진다. 나무 틈 사이로 북한강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며, 강물 위를 한적하게 떠다니는 오리배가 운치를 더한다. 섬에서 가장 고요한 곳이기도 한 헛다리길은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함께 걷는 이들에게 마음의 다리를 놓아주는 곳이기도 하다.

강물과 닿을 듯 말 듯한 동쪽길 한켠의 논습지는 보리를 수확한 자리에 모내기를 마쳤지만, 논 한 귀퉁이에는 베지 않고 남겨둔 보리가 누렇게 익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새들을 위해 일부러 남겨놓은 모양이다. 논습지라고 이름 붙여놓은 것만 보아도 자연과 더불어 생명의 가치를 지켜가는 남이섬만의 특별한 논임을 알 수 있다.

남이섬 관계자는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남이섬은 이번 집중호우와 댐 방류 며칠 운영을 중단하고 재정비했다. 그 여파가 다소 와전된 터라 지금은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여유롭게 거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이섬의 8할은 나무와 물이다. 그 나무들 사이로 한없이 뻗어있는 길. 섬의 외곽길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의 물소리, 코 끝에 싱그러이 와닿는 풀내음. 숲속을 걷다 보면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된다"며 "여름은 남이섬의 자연이 가장 돋보이는 계절이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도 맘 편히 떠날 수 없는 여름, 남이섬 숲 속에서는 자연의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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