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이어 한국 웹툰, 어떻게 '망가 제국' 일본을 점령했나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0.08.15 07:05
미국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 '픽코마'에서 연재된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체인지닷오알지' 캡처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지지 말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미국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카카오의 일본 웹툰 서비스 플랫폼 '픽코마'에서 연재된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지난 14일 기준 14만9000여명이 서명했다. 언급된 작품은 지난해 3월 연재를 시작해 누적 매출 150억원을 올린 웹툰이다.

세계 만화 시장에서 이른바 'K-웹툰'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이미 '망가의 제국' 일본을 제패했고, '마블의 고장' 미국까지 휩쓸며 전세계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웹툰이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망가의 제국' 일본서 1위 두고 경쟁하는 'K-웹툰'


/사진제공=앱애니
일본 만화는 그동안 세계 만화 시장의 절대 강자로 평가돼 왔다. 올해 기준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는 약 4조5109억원으로 전세계 1위이고, 2위인 중국(1조7806억)과도 격차가 크다. 그런 일본 만화 시장을 한국 웹툰이 점령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6월 네이버 '라인 망가'와 카카오 '픽코마'가 각각 38%, 28%의 점유율을 보이며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앱 마켓에서도 지난달 비게임 부문 통합 매출 순위 1, 2위가 픽코마와 라인 망가에 돌아갔다. 라인 망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달 1위에 오르다 지난달 픽코마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만화 강국에서 한국 업체끼리 선두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특히 픽코마는 2016년 4월 서비스를 출시해 일본 만화 플랫폼 후발주자로 발을 뗐음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 출시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매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 2분기(4~6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K-웹툰' 성장 비결? 모바일 최적화와 콘텐츠 경쟁력


/사진=뉴스1
한국 웹툰이 세계 만화 시장을 사로잡은 비결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콘텐츠 경쟁력이 손꼽힌다.

웹툰의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스낵 컬처' 콘텐츠를 선호하는데, 모바일에 최적화된 한국 웹툰이 이들 취향에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미 한국 웹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은 작품, 현지 맞춤형 소재 선별 등 콘텐츠 자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배트맨, 아이언맨 등 히어로물 중심으로 발달한 미국 만화 시장에서는 로맨스물이나 학원물 등 한국 웹툰 소재가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은 월간 순 이용자수 1000만을 달성했다. 미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카테고리 수익은 현재 1위이고, 지난 6월 페이지뷰는 지난해 동기 대비 52% 증가해 6억8000건을 기록했다.

국내 웹툰 중에서는 '여신강림', '외모지상주의', '신의 탑' 등이 일본, 미국, 태국 등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로어 올림푸스', '서브 제로' 같이 미국 현지에서 발굴한 작품들은 프랑스, 스페인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인기 웹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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