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한영외고 공로상' 특혜로 본 검찰…헛다리 짚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0.08.13 18:25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8.13/뉴스1




정경심 교수에 대한 형사재판 공판정에서 딸 조민씨가 한영외고 졸업 당시 받았던 '공로상'의 적격성이 논란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정 교수 딸 조민씨가 지난 2010년 2월 한영외고를 졸업할 당시, '공로상'을 수상한 것도 특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출석 증인들에게 질의했다.

법정에 제시된 공로상 상장에는 "위 학생은 재학중 학급회장을 맡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검찰은 졸업식에서 수여된 이 공로상이 3학년 학급회장에게만 줄 수 있다는 전제에서 조민씨가 상을 받은 것은 특혜라고 판단했다.

이날 검찰은 출석한 한영외고 담임교사가 증언대에 서자 조민씨가 고3 때 학급회장을 했던 사실이 없던 점을 확인했다. 증인으로 나온 교사는 이미 검찰에서 조사받던 때 "조민이 3학년때 학급회장 한 적이 없는데 아마 오기(誤記)로 잘못나간 것 같다"고 진술한 바 있었다.

증인은 검찰이 재차 3학년때 조민씨가 학급회장을 했느냐고 묻자 "공로상을 받았다면 했을 것"이라며 "회장은 안 한 학생에게 상이 나갈 수는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검찰은 조민씨가 직접 1학년때 학급회장을 했고 3학년땐 하지 않았다고 이미 진술한 점을 상기시키며 3학년때 학급회장을 한 학생에게 수여되는 공로상을 조민씨가 받은 것은 이례적이란 취지로 질의응답을 마쳤다.


하지만 20여분의 정회 뒤, 공로상 논쟁은 싱겁게 끝났다. 정회 시간 중, 한영외고 관계자가 정 교수 측 변호인에게 공로상의 수여기준을 수정해 설명해줬기 때문이다. 한영외고 졸업생에게 수여되는 공로상은 1학년에서 3학년까지 3개 학년 중 학급회장을 맡았던 모든 학생에게 공로점수 2점을 부여하고 나머지 1점을 채워 3점을 넘으면 주는 상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3점에 미치지 못하면 공로상 대신 봉사상이 주어진다,

따라서 1학년때 학급회장을 했던 조민씨가 3점을 채워 공로상을 졸업식에서 받은 것은 특혜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정회가 끝나고 공판이 재개되자 변호인 중 한 명인 김칠준 변호사가 나서서 공로상 관련 논쟁을 종식시켰다. 김 변호사는 "3년동안 학급회장 했었던 학생에게 졸업하면서 공로상 주는 경우가 많은데 한영외고도 ‘재학중 품행이 단정하고 학급회장으로서 공로가 지대하였으므로'란 상장 문안만 보더라도 졸업시에 공로를 인정해 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회 전엔 3학년 학급회장에게만 수여했다고 잘못 기억했던 담임 교사도 "지금 (김 변호사가)말씀하신대로 3년안에 회장 한번이라도 한 학생에게 공로상을 일반적으로 줬던 편"이라고 자신의 증언을 수정했다.

교사는 "공로상은 담임이 정하는 게 아니라 학교 교무회의에서 학급회장을 한 학생들 등 제시된 명단을 받아가서 정하는 것으로 교사가 관여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이날 공판에서 논란이 된 공로상을 두고 검찰이 '특혜'일 것이라고 믿고 담임 교사 등 증인을 통해 입증하려고 했던 실수는 상장 문구를 문언 그대로 읽을 경우 오해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장에는 '재학중'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검찰은 이를 '3학년 재학중'으로 축소 해석했다. 아울러 담임 교사조차 공로상이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수여되는 지에 대해 제대로 몰랐던 상태에서 검찰 수사단계에서 잘못된 진술을 했고, 진술조서를 통해 공로상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한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이를 입증하려는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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