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병원별 방사선 치료품질 격차 해소할 '측정표준 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 2020.08.13 13:09

"방사선 암 치료 전국 어디서나 정확하게 받는다"

김인중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 좌) 연구팀이 개발한 열량계를 이용, 흡수선량을 측정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방사선표준그룹 선량측정표준팀은 병원별 방사선 치료의 품질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치료의 정확도도 높일 수 있는 '방사선 측정표준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지금까지 이 기술을 자체 개발한 국가는 지금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일본 등 뿐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사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수술, 항암 약물치료와 함께 널리 사용되는 암 치료법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암 환자의 약 30 % 이상이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방사선 치료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숙련된 의료진과 첨단 치료기기다. 첨단 치료기기의 경우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만큼 방사량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싸고 좋은 기기라 해도 기기 간 방사선학적 차이가 존재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선의 특성 및 선량 등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지속적인 교정으로 치료기기의 선량을 정확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교정에 사용되는 기준 방사선과 치료기기에 사용하는 기준 방사선이 다르다는 데 있다. 초기 방사선 치료기기에는 방사성 동위원소인 코발트 60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의료용 전자선형가속기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엑스선이 주로 사용된다.

'고에너지 엑스선'은 환자의 체구와 환부의 깊이를 고려해 에너지를 바꿀 수도 있고, 건강한 조직에 전달되는 선량을 줄일 수 있어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두 가지 방사선 모두 광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에너지가 달라 이론적인 관계식을 이용해 보정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실제 병원에서 치료에 사용하는 엑스선 선량의 불확도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치료기기값의 차이도 커져 병원별로 치료품질의 격차가 생겼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방사선의 에너지와 관계없이 치료 방사선의 선량을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상대적 비교가 아닌 절대적 측정이므로 기존 방식보다 훨씬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기술의 핵심은 방사선에 피폭되는 매질의 온도 증가를 수십 μK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열량계 기술이다.

연구팀은 흑연을 매질로 사용하고 흑연 매질에 방사선을 쪼였을 때 올라가는 흑연 온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여기에 비열을 곱했다.

정밀한 몬테카를로 전산모사연구를 통해 구한 흑연과 물 간의 선량변환인자를 적용해 인체와 가장 유사한 물질인 물에 대한 정확한 선량을 결정했다.

이 연구원의 김인중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이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확보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일본뿐으로 이제 한국을 포함하면 전 세계 7개 국가에 불과하다" 며 "앞으로도 국내외 병원의 선량 측정 품질보증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연구기반확충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논문은 측정표준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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