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모아주세요…검은 재앙 덮친 '모리셔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08.13 06:10
"죽은 바다장어가 떠 있고, 죽은 불가사리도 검은 액체에 싸인 채 발견됐다."

/사진=AFP
모리셔스의 바다 위에 죽은 바다장어가 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달 25일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모리셔스 앞바다에서 4000톤의 석유를 싣고 가던 일본 유조선 'MV 와카시오 호'가 좌초됐다. 블루베이 해양공원 부근으로 산호가 많은 곳이었다.

좌초된 배에서 기름이 새어나오면서 모리셔스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은 이곳 생태계가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환경보호 작업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죽은 장어가 바다에 떠있고 불가사리도 기름에 싸인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게와 바다새들 역시 죽어간다고 했다.

모리셔스의 위치 /사진=구글지도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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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경관으로 국내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모리셔스는 분홍비둘기, 파란꼬리 데이 게코도마뱀를 비롯해 이곳에만 사는 희귀 동식물들이 다수 있다.

비정부기구 '모리셔스 야생동물재단'의 비카시 타타야 소통국장은 로이터에, 2000년 정부가 모래 채취를 금지한 이후 해안가의 야생 동·식물이 복원 중이었는데 이번 일이 "20년은 후퇴시켰다"고 지적했다.

현재 와카시오 호에서는 1000톤 정도의 석유가 유출됐는데, 배가 부서지면서 남은 석유도 샐 것으로 보인다. 모리셔스 정부는 지난 7일 비상선포를 했으며, 10일에는 프라빈드 주그노트 총리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배의 해체를 예상했다.


석유 유출 피해를 입은 현장에서는 정부 측과 많은 자원봉사자, 국제기구가 기름 제거 등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모리셔스의 국민들이 기름띠 제거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탕수수 잎, 플라스틱 틀, 머리카락 등으로 만든 방책을 바다로 옮기는 모리셔스의 자원봉사자들. /사진=로이터 영상 갈무리
모리셔스의 한 미용실이 '머리카락 기부'를 호소하며 기부자에게 할인을 해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특히 시민들은 사탕수수 잎, 플라스틱 틀, 머리카락 등으로 기름띠 제거를 위한 방책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다. 머리카락은 물은 흡수하지 않지만 기름은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생태관광 업체인 '모리셔스 컨셔스' 창업자 텔로는 로이터에 "다이빙 센터, 어민들,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해변 청소 작업에 동참한다"면서 "게스트하우스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료 숙박을 제공하고 미용실은 머리카락 기증자에게 할인해준다"고 모리셔스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번 일에 대해 와카시오 호를 운영하는 나가시키 해운은 사과 및 피해 줄이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일본정부는 기름 제거 전문팀을 현지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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