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새 30% 뚝" D램 현물가 충격…K반도체 영업익 27조 적신호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0.08.13 13:51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상반기 깜짝실적을 뒷받침했던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D램 현물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며 관련 기업의 하반기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현물가격이 지난 10일 기준 1개당 2.607달러로 올해 고점이었던 지난 4월3일 3.637달러보다 28.3% 하락했다. 불과 4개월 새 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물가격 하락이 기업 실적과 직결되는 고정거래가격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제조사가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등에 제품을 공급할 때 체결하는 도매가격을 말한다. 이 도매가격은 소매시장에서 날마다 형성되는 현물가격과 다른 개념으로 실제 거래가격이 된다.

PC용 D램의 경우 90% 이상이 기업끼리 체결한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되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현물가격 추이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양상을 띤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슈퍼호황을 맞았던 2018년에도 현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뒤 3~4개월만에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PC용 D램(DDR4 8Gb)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월 2.84달러에서 5월 3.31달러까지 올랐다가 6월 제자리걸음을 한 뒤 지난달인 7월 3.13달러로 반년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물가격이 하락세로 바뀐 지 3개월만에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8월 고정거래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지만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D램 가격 하락세는 국내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실적에 치명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 전체 매출에서 D램 비중이 50%, SK하이닉스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5조4300억원의 깜짝 실적을 낸 것도 5, 6월 D램 고정거래가격 선방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훌쩍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경우 양사의 연간 합계 영업이익도 전망치인 27조원을 못 미칠 공산이 크다.

D램 가격이 흔들리는 것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비대면 온라인 수요 확대로 주문량을 늘렸던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이 상당량의 재고를 확보한 데다 코로나 장기화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는 등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이 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고객사와의 판매가격 협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적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 같은 추이를 보면 올 4분기까지 D램 가격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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