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일보 탄압' 겁주려던 중국, 오히려 분노 더 키웠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 2020.08.12 16:04
[홍콩=AP/뉴시스]12일 홍콩의 대표 반중 언론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지 40여 시간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경찰서를 나서면서 그의 지지자들이 빈과일보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20.08.12.

지난 10일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체포되자 홍콩 매체들은 빈과일보 기자들이 신문을 제작하는 과정을 생중계했다. 11일자 빈과일보는 경마 시즌이 아닌 보통시즌 판매량 8만부의 5배인 55만부가 팔렸다. 빈과일보 1면에는 '빈과일보는 계속 싸우겠다'는 헤드라인이 달렸다.

지미 라이와 함께 체포됐던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카페 시즌스'(Cafe Seasons)식당에도 지지자들이 몰려와 온종일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해부터 지면 광고가 끊긴 빈과일보는 온라인 유료회원 유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 캠페인에도 지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넥스트디지털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투쟁을 독려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0.08홍콩달러 정도였던 이 회사의 주식은 현재 1.18홍콩달러로 폭등했다. 이 주식은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였다.

지난 6월30일 홍콩 국가보안법이 발효되면서 반중성향 매체의 사주라는 이유로 라이가 체포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라이가 체포되면서 빈과일보는 반중 성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라이와 빈과일보에 대한 탄압이 뜻하지 않게 이들에 대한 홍콩 시민의 지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빈과일보는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게 됐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유엔 인권최고대표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 등도 잇따라 그의 체포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외교 소식통은 "라이를 체포한 것은 언제라도 반중 인사에 대한 체포에 나설 수 있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민주진영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빈과일보가 구심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앞으로도 홍콩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지가 여전히 있다"며 "장기적으로 서서히 빈과일보를 고사시키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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