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파라다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4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8.1% 줄어든 74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48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예견된 실적쇼크'다. 1분기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1월과 2월 초 호조에 힘 입어 영업적자를 면했지만, 2분기는 아무런 코로나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은 데 따른 결과다.
그룹 매출의 근간이 되는 외국인 카지노 사업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업종 특성 상 인바운드 관광 규모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한국을 찾는 여행수요가 곤두박질치며 '개점휴업'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4월은 약 3주 가량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영업장이 아예 셧다운 되기도 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4~6월 방한 외국인은 9만7219명으로 전년 동기(469만명) 대비 97.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1조7570억원 수준이었던 파라다이스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이 3630억원으로 추락했다. 총 매출액도 73% 감소한 515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 국내 거주 교포·외국인들이 종종 찾긴 했지만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그나마 6월 들어 국내여행심리가 회복되며 주말 투숙객이 증가세지만 10% 안팎에 불과했던 4~5월 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 해운대 최고 호텔 중 하나로 꼽히며 주말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을 끌어 모으던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의 OCC도 44.7%로 1분기(44.4%)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3~4분기도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에 비탄력적인 카지노 특성 상 하늘길만 열리면 국내 관광업종 중 가장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만 커진다. 7~8월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며 호텔 투숙률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불행 중 다행이란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라다이스는 비용통제를 강화하며 위기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부터 임원 20% 퇴진과 직원 유·무급 휴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파라다이스 시티가 지난달부터 아트 파라디소·씨메르·원더박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휴장을 진행 중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해외 고객 출입국 제한으로 카지노 매출이 감소해 비상 경영 체제 일환으로 인력 구조조정 및 비용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5월 이후 내수 회복으로 호텔 매출액이 빠르게 올라오는 상황에서 국내 거주 교포를 중심으로 한 영업 전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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