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약해진 지반에 물폭탄이 내리자 8월 한 달간 산사태 피해 발생 건수가 667건에 달하고, 전남 지역에는 섬진강 범람으로 10명의 인명피해와 3000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산사태가 "흉물스러운 태양광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홍수는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며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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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깎아 설치한 '태양광'…지반 약화는 맞지만, 산사태 직접 원인은 '글쎄'━
이는 전국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1만2721곳 중 0.06%에 불과하며, 전국 산사태 피해 809건 대비 약 1%일 뿐이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시설이 산사태와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릴 순 없다.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은 패널이 햇빛을 최대한 오랫동안 받을 수 있도록 일정한 경사 이상의 산비탈을 골라 나무를 베어 설치해 지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베어낸 나무는 232만여그루에 달해, 이번 산사태와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보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시설 증가가 산사태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줬는지 수치를 비교해보면, 연관성은 비교적 흐릿해진다. 2010년 이후 태양광 발전시설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산사태는 2011년 이후 2015년까지 줄었다가 2016년 이후 증가와 감소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시설 허가면적(ha)을 살펴보면 2010년 30ha, 2012년 22ha, 2014년 175ha, 2016년 528ha, 2018년 2443ha가 각각 신규 증축되는 등 늘어났지만, 산사태 규모는 2010년 206ha, 2011년 824ha, 2012년 491ha, 2014년 70ha, 2017년 94ha 등으로 나타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즉,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이 폭우시 지반을 약화시켜 산사태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이지만 직접적인 산사태 연관성으로 보기엔 미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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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태양광 늘렸지만…규제 다시 강화했다━
그러나 문 정부는 2018년 후반기 산림 훼손 방지를 위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평균경사도를 25도 이하에서 15도 이하로 바꾸고, 사용 후 나무를 심는 등 원상태 복구 등의 기준을 엄격히 세웠다.
이는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허가현황(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52건, 2015년 1086건, 2016년 917건, 2017년 2384건, 2018년 5553건 등으로 늘었지만 2019년 2129건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은 이명박 정부에서 논의됐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2012년 본격 시행되면서 본격화됐고,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시행한 '태양광 신재생에너지인증서'(REC) 정책이 시설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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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 진짜 홍수 막았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반대"━
하지만 2013년 2018년 두 차례 진행된 감사원 감사에서는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의 기능이 미약하다고 봤다. 홍수는 지류를 중심으로 발생하는데, 사업은 본류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실제 4대강 사업에 속한 전남 나주의 영산강에선 문평천 제방 일부가 붕괴돼 인근 수백여 ha 면적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무리하게 조성된 제방이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4대강이 홍수 피해를 막은 것이 아닌 오히려 물길을 막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8일 "홍수 피해를 막는다는 4대강 사업의 명분은 애당초 허구"라며 "4대강 본류는 이미 홍수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채비를 갖춰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4대강 조사 위원장을 지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학과 교수도 지난 9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4대강) 보는 홍수를 저감시키는 구조물이 아니고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조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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