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검찰 인사 메시지? '윤석열 수사' 잘못됐다는 뜻"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0.08.10 14:42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검사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이번 인사의 의미에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님이 주도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듯하다"고 말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48·27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2020. 8. 7.자 인사를 보고 든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박 검사는 "인사권자는 인사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검찰 조직에 주입하고, 구성원들은 인사를 계기로 삼아 토론과 노력을 통해 본질적 가치를 수정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검사들에게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님이 주도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듯하다"며 "소위 '거악의 척결'을 검찰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이번 인사의 메시지를 두 가지로 해석했다.


이어 박 검사는 "이런 메시지는 검찰 구성원들이 내면화해 온 가치와 상당 부분 상충된다"며 "인사권자가 이처럼 직설화법에 가까운 방식으로 내면의 가치를 바꾸라고 요구할 때, 구성원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이 질문에 대한 세 가지의 답을 제시했다. 그는 "첫째, 우리가 이런 주제에 대해 거의 생각해 보지 못했다"며 "둘째, 사법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검찰권의 주체이자 인사권의 객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깊이 토론해 봐야겠다"고 적었다.

이어 "셋째, 인사는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메시지 중의 하나에 불과한데, 과하게 그 의미나 크기를 평가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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