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장의 쿠폰으로 여행수요가 반등, 소비활성화까지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정작 여행업계는 불편한 기색이다. 코로나 사태로 고사 직전인 여행사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에서다. 여행시장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 오히려 업계 내홍만 키울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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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세요" 100만장 쿠폰 쏟아진다━
오는 14일부터 인터파크와 야놀자 등 국내 주요 OTA(온라인여행사)를 통해 국내 숙박예약시 할인쿠폰을 개인당 1회 발급받을 수 있다. 전국 호텔과 리조트·펜션·모텔 등을 대상으로 7만원 이하 가격의 숙박(20만장) 시 3만원을, 7만원 초과(80만장) 시 4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7~8월 휴가 성수기 급등한 여행심리 지속과 비성수기 관광수요 창출을 위해 숙박은 9월1일부터 10월 말까지로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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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떠름한 여행업계 "참여는 하는데…."━
사업에 발을 담글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란 불만에서다. 이번 사업체 참여하는 곳은 총 27개 여행사로 업체마다 규모나 사업환경이 달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할인쿠폰 사업 결과가 적자로 귀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예약대행업체 A사 관계자는 "이번 참여로 최대 수 억원의 적자가 날 것이란 계산이 나왔다"며 "솔직히 참여는 하는데 수익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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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담금 1만원 "쿠폰 팔수록 적자"━
문체부도 할 말은 없는 것은 아니다. 1만원 전액을 여행사가 부담할 게 아니라 숙박시설과 분담(최대 50%)하도록 안내했다는 것이다. 또 적자가 뻔할 수 있는 7만원 이하 숙박(3만원 쿠폰)은 전체 쿠폰 중 20%에 불과해 경영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여행사 부담을 숙박업체로 전가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어 여행사·숙박업체 간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단 우려다. 예약대행업체 B사 관계자는 "9~10월에도 투숙객을 받을 수 있으니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들은 자부담금 분담에 거리낌이 없어 보이지만 펜션, 모텔 등 영세 숙박업체들은 반발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10만원이 훌쩍 넘는 숙소는 관광활성화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단 부담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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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면 손해지만, 안하면 죽는다━
이에 대해 여행사들은 손해를 봐도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남은 게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뿐이라 관련 여행수요 선점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이 거액을 들여 100만명의 여행수요를 창출하는 만큼 9~10월 여행수요 비중의 상당수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여행대행업체 C사 관계자는 "상생의 취지도 있고, 경쟁사들이 서로 참여하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를 위해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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