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해명에도…14억 뜯기고 '주가조작' 징역 7년 '슈퍼개미'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0.08.10 13:30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00억대 주식을 보유한 전업 주식투자자이자 소액주주 운동가로 알려진 '슈퍼개미'가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표모씨(66)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표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10명 중 증권회사 직원 박모씨(62) 등 5명은 징역 2~5년을, 2명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3명은 무죄를 판결 받았다.

표씨 등은 지인들에게 A산업 주식 매수를 추천하고 이들이 주식투자를 하겠다고 하면 공범인 박모 증권사 직원 등에게 이들을 소개해 주식거래를 일임하게 하는 방식으로 A사 유통물량의 60%를 장악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면서 주식 거래량이 적고 당기순이익이 매년 안정적인 회사의 경우 시장유통물량을 대량으로 매집해 시장지배력을 갖게 되면 주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A사를 노린 것으로 파악됐다.

표씨 일당 일부는 교회 교인과 동문회 구성원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은 뒤 증권사 주식담보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머지는 시세 조종 주문을 넣어 주가를 관리하는 '수급팀'으로 활동하는 등 조직적으로 A사 주가를 부양 및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계획으로 A사 주식에 대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일당은 2011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시세 조정 주문과 투자 풍문 유포 등으로 A사 주가를 2만4750원에서 6만6100원까지 상승시켰다.


이어 A사 주가를 10만원대까지 끌어올려 외국계 펀드를 유치하고 개미투자자들에게 보유 물량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내려고 했으나, 주가가 장기간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폭락하면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주가가 폭락하자 표씨는 오모씨(46) 등 시세조종 세력에게 14억을 주겠다고 제안하며 시세조종을 부탁했다. 오씨 등은 시세조종 의사나 능력이 없었지만 우연히 A사 주가가 상승해 하한가가 풀리게 되자 마치 자신들이 시세조정을 한 것처럼 꾸며 표씨로부터 14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오씨는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표씨는 "A사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투자했고,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했을 뿐"이라며 "A사 주식이 거래량이 많지 않아 외견상 고가매수로 보일 뿐 시장지배력을 획득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부양하다가 이를 한꺼번에 팔아 이득을 보는 것은 전형적인 시세조종범의 행태"라며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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