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들어 집중적으로 쏟아내린 폭우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나긴 장마에 하천물은 불어날대로 불어나 민가를 덮쳤고 약해진 지반에 물을 머금은 토사들이 쏟아져내리면서 30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끝나지 않은 역대급 장마에 태풍까지 북상하고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제5호 태풍 '장미'(JANGMI)는 10일 새벽부터 제주도와 부산 등 남부지방 옆을 지나면서 강풍과 호우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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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만 30명, 실종 12명…전국 곳곳 잠기고, 쏟아지고━
특히 지난 7~8일 남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남부지역에서만 13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고 2명이 실종됐다. 전남 곡성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5채가 매몰돼 총 5명이 사망했고 전북 장수에서도 산사태로 주택 1채가 토사에 휩쓸려 50대 부부가 숨졌다. 담양에서는 산사태로 넘어진 전봇대로 인한 화재로 7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고 실종된 8세 어린이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또 11개 시도에서 3489가구 597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 4617명이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시설 피해는 지금까지 9491건(공공시설 5257건·사유시설 4234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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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장마' 예고…서울·경기북부 '강한 비'━
중부지방은 이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9~11일 예상 강수량은 300㎜가 넘는다. 남부지방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10일 밤까지 최대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중부지방·남부지방·제주도·서해5도 100~200㎜(서울·경기북부·강원영서북부·전남남해안·경남·제주도 남부와 산지·지리산 부근 300㎜ 이상) △울릉도·독도: 20~60㎜ 등이다.
특히 서울·인천·경기와 강원영서는 오는 14일까지 비가 예보돼있다. 예보대로 오는 14일까지 수도권 장맛비가 이어진다면 올 여름철 장마는 50일을 넘어서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사이에서 다량의 수증기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어들면서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강수대가 형성됐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고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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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장미' 제주도·부산 접근…"강풍 주의해야"━
예상 경로대로라면 10일 오후 부산 서남서쪽을 지난 '장미'는 점차 세력이 약화되면서 이날 밤 9시쯤 울릉도 쪽을 통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남남해안과 경남, 제주도(남부와 산지),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와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이라며 "강원도와 경상도, 전라도 등에 강풍이 불 것으로 보여 입간판이나 천막, 비닐하우스 등의 야외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남해안 태풍 영향이 만조시기와 겹치면서 해안저지대와 농경지의 침수, 산사태, 축대붕괴 등 많은 비로 인한 피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현재 태풍 세력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약화 시점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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