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국가안보상 이유를 들어 중국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틱톡과 위챗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에따라 한국 IT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가 국내 IT기업들과 광범위한 투자 또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8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틱톡과 위챗의 사용금지는 물론 운영사인 바이트댄스, 텐센트와 미국 관할내 모든 재산거래를 막는 내용도 포함됐다. 행정명령은 45일 이내에 발효되는데 거래금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장 텐센트에 대한 거래금지 명령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용금지를 촉구한 전례가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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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카카오·넷마블·크래프톤 등 지분 다수 보유, 게임사들과도 긴밀히 협력━
대표적인 게 카카오인데, 텐센트는 자회사인 막시모를 통해 카카오의 지분 6.72%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최근까지도 텐센트측 인사가 카카오 이사회에 멤버로 참여했었다. 텐센트는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 설립초기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중 유일하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스닥 상장을 추진중인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5.6%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텐센트는 CJ E&M에서 물적분할한 게임업체 넷마블의 3대주주(17.7%)이자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의 모회사인 크래프톤의 2대주주(13.2%)이기도 하다. 이밖에 국내 게임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분투자도 활발하다.
텐센트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 다수의 한국게임을 중국 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해외기업이 독자적으로 게임을 판매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한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거둬들인 수익으로 ‘리그오브레전드(LOL)’ 개발·유통사인 미국 라이엇게임스 등 유명 게임사들을 사들이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텐센트는 2017년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클라우드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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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업까지 설마...사태향방은 예의주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내 게임사업 허가인 '판호'가 제한된 상황에서 텐센트가 한국게임의 중국 진출에 관문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행정명령은 1차적으로 미국내 위챗사용과 거래를 제한하는 것인 만큼 한국의 게임사업까지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텐센트가 카카오 초기부터 투자해 주요 주주인 것은 사실이나 특별한 사업적 협력관계는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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