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나선 전공의 "정부가 토사구팽"…의대증원 갈등 커지나(종합)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김남이 기자 | 2020.08.07 16:56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의료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가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충, 원격의료, 공공의대 설립 등의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 집단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8000여명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정부의 대책을 비판하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야외집회를 시작했다. 집회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전공의들의 체온체크, QR 코드 확인 등 ’코로나19‘ 방역조치로 30분 늦게 시작했다.


의대 정원 늘리는 것 대안 안돼…현실 봐야


대전협은 “한국은 세계 최초 출산율 0명대의 ‘인구소멸국가’에 진입하였으나, 의사 증가율은 2.4%로 OECD 국가 중 1위이며 의료 접근성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국민 여러분이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 느끼는 것은 수도권에 대다수의 의료기관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때에 치료를 받기 어렵다 느끼는 것은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중증, 경증 구분 없이 모두가 소수의 병원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지금도 공공의료원보다는 민간병원을, 지방병원보다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국민이 많은 상황에서, 의무복무하는 ‘지역의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정원 50명의 서남의대도 제대로 관리ㆍ감독하지 못해 폐교시킨 나라에서, 또다시 부실의대를 양산하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다시 귀를 열고 젊은 의사들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전공의 A씨도 "지금 의사가 부족한 일부 비인기과의 경우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살인적인 업무환경 등 의사가 포기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인데 정부는 이를 무작정 정원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비인기과에 대한 보다 나은 진료 환경과 처우개선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에도 불만…"소통이 없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의료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가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충, 원격의료, 공공의대 설립 등의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의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도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일단 의료 정책을 집행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 역시 "정부는 우리를 코로나 전사들이라며 추켜세우다가 단물 빠지니 적폐라고 부르고 있다"며 "정부의 이중적인 행태에 우리는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의사 김모씨는 "이런 문제는 한 번 건드리면 장기간 영향을 끼치는데 이런 문제를 전문가 상담 없이 발표한 것은 의사들로서 안타까운 일"이라며 "소통을 통해 우리도 납득이 되면 안나왔을텐데 그런 과정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진통 당분간 계속될 듯


의대정원 증가 등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작된 집단휴진은 오는 8일 오전 7시까지 계속된다. 전공의들은 이날부터 연차 신청 등을 통해 집단휴진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각 수련병원 담당자를 통해 집계한 현황을 보면, 전국 전공의 1만3571명(현원 기준·정원은 1만5304명) 가운데 69.1%에 달하는 9383명이 연가를 사용했다.

오는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파업을 벌인다. 동네 개원의들은 물론이고 이날 1차 집단휴진에 나섰던 전공의들도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어서, 진료 차질 등이 예상된다. 의협이 파업을 강행하면 2014년 3월 이후 6년 만에 평일 진료가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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