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처럼 달아오른 국내 증시인데 찬바람만 부는 곳이 있다. 공모펀드 시장이다. 과거 지수가 올라가면 대표 금융상품인 공모펀드에도 돈이 몰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펀드에 대한 불신,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 낮은 환급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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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 사이 4조원 빠져나간 주식형 공모펀드━
같은 기간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14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회복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유형별로는 주식형 공모펀드의 자금이탈이 두드러졌다. 7월 기준 주식형 공모펀드 규모는 57조7632억원으로 넉달 사이 약 4조원이 빠져나갔다.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로 코스피지수가 2500선까지 올랐던 2017년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공모펀드에는 증시 활황 흐름을 타고 뭉칫돈이 몰렸다. 2017년 1월 131조372억원 규모였던 공모펀드는 연중 내내 자금이 유입되며 139조457억원으로 성장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과거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던 여유자금이 다른 형태의 위험자산에 계속 투자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이익 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 말고는 신규 진입하는 투자자는 찾아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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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내고도 지수보다 떨어지는 펀드 수익률━
김 연구원은 "펀드마다 수익률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직접투자로 단기차익 실현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에 뛰어들 요인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매 기준가 산정 방식도 걸림돌이다. 펀드 환매 기준가는 환매를 신청한 다음날 혹은 이튿날 종가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6일 장 마감 이전에 환매 신청하면 다음날 종가 기준, 장 마감 이후에 환매 신청하면 이튿날 종가 기준으로 환매 기준가가 산정된다.
자신이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직접투자와 달리 펀드에는 가격 결정권이 없는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쉽사리 펀드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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