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23년 전 그룹 DJ DOC가 부른 유행가에서는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여름 교복을 반바지로 하자고 제안했다. 2020년 한국 사회는 어떨까.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이 무난하게 받아들여지거나 보수적인 일부 기업도 청바지 출근을 권하는 등 업무 복장에 대한 잣대가 많이 느슨해졌다.
하지만 국회는 1997년 유행 가사처럼 시간이 멈춰버린 듯 매번 복장 논란이 빚어지곤 한다. 일명 유시민 '빽바지' 사건부터 샌들, 청바지, 반바지, 원피스 등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
청바지·반바지·원피스 입은 류호정…성희롱까지━
이에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정치인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 장소와 상황에 맞지 않는 복장이라는 비난이 주를 이뤘다. "소풍 왔냐" "가관이다" "PC방 놀러 온 것 같다" "의원답게 입어라" 등의 댓글부터 성희롱적 비방까지 이어졌다.
류 의원은 지난 6월 반바지 정장, 7월 청바지를 입고 국회에 등장해 국회에 신선한 복장 이슈를 던져왔다. 복장 논란이 거세지자 류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진보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아닐까"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
원조 복장 논란은 유시민의 '빽바지'…국회 뒤집었다━
그의 신선한 옷차림은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고성과 야유, 집단 퇴장으로 결국 의원 선서 일정이 미뤄졌고, 유 이사장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무사히 선서를 마칠 수 있었다.
당시 유 이사장은 '빽바지' 논란에 "일하는 곳에선 일하기 편한 복장으로 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고, 이후 국회의원들의 복장이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
샌들, 옷 색상까지…'드레스코드'가 뭐길래━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복장 논란이 지겹다는 여론도 많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복'이 따로 있냐 미친 XX들 개XX을 떠네"라고 류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을 거칠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무슨 옷을 입든 일이나 잘하라"며 "검은 양복 잘 차려입고 지금처럼 민생을 제대로 못 살펴보면 격식은 차린 거냐"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출석을 안 하는 의원보단 낫다" "일만 잘하면 국민 입장에선 됐다" "별게 다 논란거리" "쓸데없는 일에 힘쓰지 말고 살기 좋게 좀 만들어봐라" 등의 동의를 표했다.
국회의원들에게 복장 규정이 따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 국회법 제25조에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유지 규정'이라는 포괄적 조항은 존재하지만 구체적으로 "국회의원이라면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명시적 복장 규정은 없다.
오랜 기간 이어온 이 관행에 류 의원은 "너무 천편일률적 복장을 강조하는데 국회 내에서도 바꾸자는 얘기가 있다"며 다양한 복장을 허용해 더 많은 시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