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두 차례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면서 사상자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이날 최소 78명이 숨지고 400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초동 집계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폭발 충격으로 베이루트 내 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도시 전역의 지반이 흔들렸다. 이에 레바논 주민들은 피할 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영상을 이날 폭발로 하늘엔 버섯 모양의 커다란 연기가 피어 올랐고 시내 곳곳의 건물이 훼손됐다. 지중해상으로 200km 넘게 떨어진 키프로스까지 폭발음이 들렸다. 강한 흔들림에 목격자들은 지진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BBC방송에 따르면 폭발 당시 쇼핑몰에 있던 한 목격자는 "갑자기 유리가 깨지고 전쟁 상황처럼 알람이 울렸다. 건물 앞면에 유리가 있었는데 모든 게 부서졌고, 바닥에 피가 흘렀다. 아마 깨진 유리에 사람들이 다친 것 같다"고 묘사했다.
━
폭발 원인, 정부가 보관하던 수천톤 '질산암모늄' 추정━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이지만 무기 제조의 기본 원료로도 사용된다. 폭발성이 강해 대형 참사가 자주 발생했다. 1947년 텍사스주 텍사스시티 항구에서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선박에 불이 붙어 폭발하면서 581명이 숨졌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날 "2750톤에 달하는 질산암모늄이 지난 6년간 예방조치 없이 창고에 있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책임자를 찾아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