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에선 '실시간'…비대면 수업도 교육 격차 컸다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0.08.05 15:16
지난 4월 2일 인천 서구 초은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코로나19 대응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올해 2학기에도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등교·원격 혼합 수업이 불가피한 가운데 교육부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학습 격차를 좁히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1학기 동안 교육 환경이 좋은 일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지면서 정부 지원 등 개선 없이는 영구적 교육 격차로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사이에 교육 격차가 벌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른바 ‘잘사는 동네’에서는 스마트기기 등 장비 인프라,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이 어우러져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활발하다. 공립보다는 사립이, 일반고보다는 특목고가 실시간 수업 비중이 높다.

경기 성남 분당에 사는 중학교 학부모 A씨는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전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는 날이 많다. 원격 수업 중 거의 90퍼센트가 실시간 방식”이라며 “처음에는 아이가 힘들고 귀찮아했지만 집중을 할 수밖에 없어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2학기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체 원격수업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3% 정도다.


온라인 개학 이후 지금까지 각급 학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형 △과제 제시형 등 방식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쌍방향 수업을 운영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콘텐츠 활용형과 과제 제시형 방식을 주로 선택한다.

수도권 소재 공립 고교 교사 C씨는 “지역민의 소득이 높고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원격 수업을 EBS 강의로 대체하지 말고 교사들이 직접 실시간 수업을 해달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크다”며 “외고 등 특목고도 교육 여건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시간 쌍방향 대신 EBS 강의를 활용한 콘텐츠 활용 수업을 주로 진행하는 학교도 공립을 중심으로 상당수”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2차 팬데믹(대유행) 우려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등교인원을 3분의 2 이하로 제한하는 ‘밀집도 최소화 조치’는 2학기에도 유지된다. 이에 대면·비대면 병행 수업 방식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이에 따라 지역마다 효과적 교수 방법을 고민하는 등 개선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승이 성균관대 교육학 교수는 “실시간 수업이 아니더라도 교사가 학생에게 질문에 대해 꼼꼼하게 피드백을 주고 보충수업을 하는 것도 쌍방향의 방식”이라며 “각 지역마다 교육 현실이 다르다면 ‘쌍방향 수업’의 범위를 넓혀주는 등 최선의 교육 방식을 교육부가 고민해 제안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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