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홈쇼핑이 '날씨' 분석하자, 매출이 뛰었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0.08.05 14:27

롯데홈쇼핑, IBM과 손잡고 기상예측 정보 전달받아 마케팅에 활용…날씨, 유통산업 미치는 영향 점차 커지며 중요성↑

/사진=이미지투데이

#비가 오는 날, 온라인 장보기 애플리케이션 마켓컬리는 김치전, 녹두전 등 전류를 비롯해 부침가루, 튀김가루 등 관련 식자재 재고를 넉넉히 준비한다. 비오는 날 이들 제품의 매출이 평상시에 비해 평균 50%나 상승한다는 데이터에 따른 것이다. 날씨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켓컬리는 비오는 날엔 전류나 국물요리류 기획전을 진행하고, 무더운 날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나 선풍기 재고를 늘린 뒤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장마가 길어지는 가운데 유통가가 '날씨 데이터' 분석에 본격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유통산업은 고객 수요의 미세한 변화가 매출에 직결되는 만큼 날씨가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소매 유통 산업 업체들은 이미 주단위, 혹은 월단위로 기상을 예측하고 매출을 분석해 다음 판매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특히 산업구조 고도화로 기상 변화가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그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유통업체들의 날씨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롯데홈쇼핑이 새로이 IBM과 손잡은 이유다.

그동안 홈쇼핑 업계는 무더운 날이나 추운 날, 비가 많이 오는 날 등 외출을 꺼리는 날에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에도 날씨 데이터를 활용해오긴 했지만, 주로 개괄적인 단기 예보와 과거 판매 실적만 바탕으로 해 상품 기획, 편성 업무를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예상이 어긋날 경우 재고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앞으로 IBM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분석한 기상 예측 정보를 전달 받아 상품 기획, 편성, 마케팅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객관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기상 예보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상품 수요를 예측해 시의성 있는 상품을 기획하고, 편성에도 반영하기 위해서다.
IBM날씨 데이터 예시.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IBM과 손을 잡고 IBM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분석한 기상 예측 정보를 전달 받아 상품 기획, 편성, 마케팅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사진=IBM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TV홈쇼핑의 상품 판매와 편성에 날씨가 워낙 중요해서 정확한 지표를 바탕으로 한 기상 예보가 중장기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며 "앞으로 기상 변화나 계절 변동 등에 따른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 여러 유통업체들도 날씨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앱 마켓컬리는 다년간의 매출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비가 오는 날의 매출은 평균 10% 가량 상승했다는 걸 찾아냈다. 실제 비가 내렸던 지난 주말(7월31일~8월2일) 매출액도 비가 오지 않았던 지난해 동기(지난해 8월2일~8월4일) 대비 124%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엔 전을 먹고 싶은 심리가 작용해 김치전, 녹두전 등 전류를 비롯해 부침가루, 튀김가루 등 관련 식자재 매출이 평균 50%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서 장을 보면서, 우유·계란·사과·식빵·콩나물 등 장을 볼 때 주로 구입하는 제품이나 갈비탕·떡볶이 등 국물이 있는 간편식 제품의 판매량도 늘어났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 특성상 신선식품이 많다보니 날씨와 계절, 시간 등 여러가지 변수를 세밀하게 파악한 수요 예측 알고리즘이 필요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도 기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는 상품별 임계점 온도를 분석해, 기상 상황에 맞춘 전략 상품을 선정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월별 판촉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10%의 재고비용 절감과 10~15%의 매출 신장을 거 두는 등 성과도 냈다.

홈플러스는 이번에도 장마가 길어지자 바캉스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적을 것으로 보고 벌써 올해 신상품을 포함해 클리어런스 세일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엔 아무래도 코로나19(COVID-19) 영향이 커서 날씨 빅데이터를 들여다봐도 공식대로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보통은 날씨 데이터 등에 기반해 발주량 등을 조절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매출 추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에 따르면 비가 조금 오면 매출이 오히려 늘고,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매출이 오히려 주는 경향이 있는데 엄청난 비가 오는 장마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매출 관련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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