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출 26년 만에 코스트코에 노조 생겼다…첫 단체교섭 신청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0.08.04 16:38

첫 노조 설립…지회장에 박건희 양평점 MD

코스트코 의정부점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2020.03.05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에 첫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코스트코가 한국에 진출한 지 26년 만이다.

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코스트코 코리아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고 밝혔다. 마트노조 코스트코 지회는 지난 2일 오전10시 마트노조 교육장에서 조합설립총회를 열고 지회장으로 박건희(양평점 MD)씨를 선출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5500여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지난 26년간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았다. 마트노조는 "코스트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는 겉모습과 달리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트노조는 "코스트코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이슈인 거리두기를 고강도로 유지했지만, 정작 직원의 휴게공간에는 환기 시설은 커녕 선풍기 한 대도 비치하지 않았다"며 "영업시간이 아닐 때는 직원이 근무해도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며 노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스트코코리아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직원들이 고통받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코스트코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운영 중이던 직원식당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다'며 '직원에게는 생색내기 수준의 식대를 지급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희 코스트코지회장도 "(코스트코는) 전반적으로 노동 강도가 높은 데 반해 휴게시간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근무환경도 열악하다"며 "연차사용도 직원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업무상 필요한 교육도 무급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코스트코지회는 노동조합 설립과 동시에 지난 3일부터 단체교섭을 본사에 신청했다. 교섭요구안은 코스트코 전 직원 설문조사를 거쳐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준모 마트노조 교선실장은 "노동조합이 없던 코스트코는 그간 임금 및 노동환경 개선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많이 억눌린 사업장"이라며 "전국 지점에서 노조 가입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트코는 1983년 미국 시애틀에서 창립한 유료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한국에는 1994년 양평 프라이스 클럽을 시작으로 진출, 현재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4조1709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45억원, 960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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