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언제 돌아갈까"…임시대피 제천 산곡저수지 인근 주민 한숨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8.03 17:46

"우르릉 소리와 함께 저수지 제방 무너져…황급히 피신"

제천시 산곡저수지 제방 일부가 무너져 붕괴를 우려한 마을 주민들이 긴급 대피해 마을은 텅 비어 있다.2020.8.3© 뉴스1 조영석 기자
(제천=뉴스1) 조영석 기자 = "집에는 도대체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지난 2일부터 계속된 폭우로 화산동사무소로 대피한 충북 제천 산곡저수지 인근 마을 주민 40명은 계속되는 비에 근심이 가득하다.

산곡저수지 경사면 일부가 유실되면서 붕괴위험으로 시내 친인척 집이나 화산동사무소로 몸만 겨우 피신해 왔다.

3일 이 마을은 텅 비어 있었다.

산곡저수지는 추가 유실을 막기 위해 경사면에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제천시사랑실은교통봉사대 등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만 붕괴된 마을길과 배수로 토사제거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산곡리 김석만씨(56)는 "2일 오전 8시쯤 집 뒤에서 우르릉 소리가 나 밖에 나가보니 저수지 경사면 흙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아내와 가족 3명이 황급히 탈출했다. 이미 집 일부가 흙에 잠기는 모습을 보고 교회로 대피했다"며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제천시 신곡리 주민들이 산곡저수지 붕괴 우려로 화산동사무소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2020.8.3© 뉴스1 조영석 기자

산곡리 주민 한만석씨(65)는 "밤새 비가 너무 와 아침 일찍 저수지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거센 물살이 옆집을 덮치면서 주차돼 있던 차가 밀리고 집 위치가 틀어지는 모습을 보고 가족을 데리고 황급히 빠져 나왔다"며 언제 돌아갈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화산동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40명의 산곡리 주민이 있지만, 낮에는 2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며 "이재민이 불편하지 않게 담요와 속옷, 생필품을 지원하고, 하루 세끼 식사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피 당시 같은 마을의 노부부는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주택에 깔려 심각한 부상을 입고 남편 A씨(65)는 원주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금성면 월림리 달숲야영장도 150여 명이 몸만 빠져 나온 터여서 이날 현재까지 야영객 차량과 캠핑 장비들이 그대로 있었다. 계속 내리는 비로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제천시 관계자는 "산곡저수지 응급 복구 작업을 벌여 더 이상의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안전을 위해 주민을 비가 그칠 동안 임시 대피소에 수용할 계획"이라며 "이번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는 재난관리법에 의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호우 피해가 크게 발생한 북부권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지방하천 정비를 위한 국비 지원도 요청했다.

지난 2일 폭우로 제방 일부가 유실된 제천시 산곡저수지에 더 이상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덮개가 씌어진채 보강 공사를 벌이고 있다.2020.8.3© 뉴스1 조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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