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가 '김학의 사건'과 '고(故) 장자연 사건'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유독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김학의 사건에 대해서는 이 교수가 "술 탓"이라고 하고,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는 "덮자"고 했다는 것인데 과연 사실인지 진위를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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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에 정말 '술 탓'만 했나━
질문 : 청와대 성추문 사태 어떻게 보고 있나.
답변 : 연장선상에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음주문화가 해외 나가서도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
질문 : 어디의 연장선상인가.
답변 : 이런 류의 사건들은 새로울 게 없다. 그 전에 법무차관이셨던(김학의) 분의 문제도 결국은 오랫동안의 음주 습관이 그와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그렇기때문에 술을 마시며 정도를 벗어나(접대부를 부른다거나)하는 부분이 과거에도 없지 않았다. 만취하면 실수해도 용서받는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직업군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음주문화가 그런 측면이 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번 사건(윤창중)도 미국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심각한 사건인데 대한민국 법률상으로는 어느 정도 처벌이 나올지 또 다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진행자가 '이런 문제를 뿌리 뽑아야 되지 않겠냐'고 하자, 이 교수는 "심정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지난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창중씨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고, 김학의 사건 때도 추가 피해를 털어놓은 피해자들의 편에서 많은 발언을 했다"며 "지금처럼 마이크를 쥘 기회가 많지 않아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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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 덮고 가자? 실제 칼럼 보니━
'장자연 성상납 사건이 남긴 것'이라는 제목의 해당 칼럼을 보면 글 속에 나오는 "(장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라는 표현과 장씨 사건을 성매매 사건으로 비유한 부분이 문제로 지목됐다. 해당 칼럼을 보자.
(중략)하지만 현재 피해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유일한 증거물인 친필 편지의 진위 여부조차 밝히는 일도 쉽지 않아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실제로 장자연 사건을 덮자는 주장은 없다. 다만 피해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진실 규명까지 험난할거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가 장자연 사건을 '성 매수 사건'으로 규정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앞뒤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성매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한 문장만을 문제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칼럼에서 이 교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성 매수가 얼마나 은밀하게, 그리고 반인륜적으로 만연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같은 불법행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도 상당히 성숙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내 다음 문장에서 "장씨에게 씌워졌던 굴레는 틀림없는 범죄이며 성 상납을 강요한 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처벌받아 마땅한 파렴치한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은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며, 장씨에게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일갈했다.
한편 이 교수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며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 2차 가해 행위 등에 대한 정책제안도 할 수 있다면 어디서든 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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