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적이 서로 다른 3대의 우주탐사선이 동시에 지구와 닮은 꼴인 화성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이들이 만약 화성 생명체 존재 사실을 확인한다면 화성 탐사는 물론, 외계 생명체 탐사·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열게 된다. 특히 화성은 인류의 이주와 정착 가능성이 높은 행성으로 꼽혀 인류 대이동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이 될 수 있다.
이달 아랍에미리트(UAE)의 자국 첫 화성탐사선 ‘아말’과 중국의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 3일 차로 발사된데 이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무인 탐사차량)이 30일 오전 7시50분(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8시50분)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우주로 떠났다. 이로써 이달 계획된 3차례 화성 탐사선 발사가 모두 이뤄졌다. 같은 달, 같은 목적지로 출발했지만 아말과 톈원1호, 퍼시비어런스에게 주어진 임무는 각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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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아말’ 화성 대기 중에 수소·산소 사라진 비밀 벗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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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톈원1호, 전방위 화성 탐사…우주광산에서 광물 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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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퍼시비어런스, 인류 첫 화성 흙 채취…생명체 흔적 찾고 화성 이주 가능성 타진━
퍼시비어런스는 내년 2월 화성 적도 부근 ‘예제로’ 크레이터(분화구) 인근에 착륙을 시도한다. 화성 흙을 채취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곳은 약 40억 년 전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델타강 인근으로 호수 형태로 물에 잠겼던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퍼시비어런스는 분화구 부근 5∼20km에서 드릴로 화성 표면에 구멍을 뚫어 토양·퇴적물을 채취할 계획이다. 점토가 풍부한 퇴적물로 이뤄져 미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화성 생명체 흔적을 찾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오는 2026년 착륙선·로버·지구 귀환 궤도선을 2대의 탐사선에 나눠 화성으로 보내 퍼시비어런스가 채취한 흙을 특수 상자에 담아 2031년 미국으로 가져올 계획이다. 11년에 걸친 이 같은 우주 대장정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이유는 퍼시비어런스에 분석 장비를 모두 탑재하기 힘든 데다 원격 탐사에 한계 탓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모든 분석 장비를 소형화·저전력화하기 힘들고 실어간 장비로 가능한 분석 종류도 많지 않아 혹여나 예측 못한 물질이 나올 경우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면 초대형 분석 설비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시도한다. 화성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춥고 건조한 환경으로 바뀌었는지, 또 화성의 암석층은 어떻게 조성됐는 지 등을 알아본다. 이 같은 조사 과정에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지 여부도 실험하며, 화성에 인류거주지를 만들겠다는 장기 프로젝트에 따라 화성 토양을 건축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아본다. NASA는 화성에 베이스캠프를 만드는 기술들을 미리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스 캠프 관련해 화성 대기의 9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수 산소교환장치로 화성 대기를 빨아들인 뒤 모래 먼지와 오염 물질 등을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는 것인데 미래 유인 화성 탐사에 대비한다는 차원이다. 미국은 2033년에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고 이들을 베이스캠프에서 지내며 탐사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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