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식도염 치료제 'PPI' 코로나19 중증 악화"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20.07.31 15:14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위산억제제를 지속 복용할 경우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유인경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연동건 전문의, 세종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이승원 교수팀은 위산억제에 사용되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약물을 사용한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위험도를 79%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내과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인 거트(Gut, IF 19.8) 최신호에 게재됐다.

PPI는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 등 소화기 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제로 위벽에 있는 양성자펌프를 불활성화시켜 위산 분비를 차단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8세 이상 성인 13만2316명을 대상으로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1만4163명) △과거 PPI 사용 환자군(6242명) △PPI 비사용 일반인 대조군 (11만1911명)의 코로나19 중증 악화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PPI 복용이 코로나 감염을 증가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군(4785명)을 세부 분석한 결과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환자실원, 인공호흡기 사용, 사망 등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일반인보다 79% 정도 높았다. 반면 과거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위산이 우리 몸에서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PPI가 위장관 내 위산을 억제함으로써 인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PPI가 심장, 폐, 위장관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와 연관 있는 세포막 단백질인 ACE2의 과발현과 연관되어 중증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규모 임상을 통한 위산억제제인 PPI 사용과 코로나 감염에 대한 연관성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PPI 복용이 일반인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의료진은 기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치료를 위해 이전 사용 약물을 반드시 살펴보고 더욱 각별히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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