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연장에 반응한 시장…원화가치 한때 4개월래 최고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특파원 | 2020.07.30 16:22

내년 3월말까지 스와프라인 유지…"불확실한 코로나19 상황 안전판 확충"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은행과 맺은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기간이 6개월 연장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이 아직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전망이 한층 두터워졌다. 원화 가치가 장중 한 때 4개월 반만에 가장 높이 치솟는 등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한은은 30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최근 글로벌 달러화시장과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통화스와프 연장이 필요하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600억달러로 종전과 동일하다. 미 연준은 한국을 포함해 지난 3월 한시적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9개국과 계약기간을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과는 한국과 같은 600억달러 규모,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와는 300억달러 규모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를 교환할 수 있는 계약을 말한다. 외환시장 안정에는 최대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번 만기연장은 유사시에 대비한 추가적인 대외 안전판을 계속 유지하고 우리 금융·외환시장 여건의 개선세를 지속하고 시장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기간이 6개월 연장되면서 한미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라인은 내년 3월 31일까지 유지된다. 한은은 필요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지난 3월 맺은 한미통화스와프로 총 198억7200만달러 규모 외화 대출을 했으며, 30일부로 모두 회수했다.

한미통화스와프 연장에 환율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7.9원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3월 11일(1186.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장중 저가 기준)이었다. 다만 오후 들어 미중 갈등 이슈가 부각돼 환율은 상승 전환했고, 전날보다 1.3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194.4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화스와프 자금을 실제로 많이 쓰고 있지는 않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재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해외 여러 중앙은행들과의 계약도 연장됐기 때문에 글로벌 차원에서의 외환시장 리스크까지 사전에 방어하는 안전판이 확보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연준도 달러를 더 공급하면 공급했지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고, 미 의회도 5차 경기부양책을 준비하는 등 전반적으로 달러공급이 많이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달러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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