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연계 효소처럼 작동하는 신개념 산업용 촉매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 2020.07.30 13:40

기존 팔라듐 촉매 대비 선택도는 2배 이상, 안정성은 10배 이상 ↑

무기 산화물 및 유기 고분자를 이용하여 합성한 금속 촉매 모식도./자료제공=KAIST

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효소를 모방해 원하는 화학반응만 선택적으로 유도하되 안정성도 갖춘 신개념 산업용 촉매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으로 향후 다양한 화학반응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KAIST)는 최민기(생명화학공학과)·김형준(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실생활에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 비닐 등의 재료인 화학 원료를 만들 때 자연계 효소와 동일한 원리로 반응물을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성능 산업용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단백질과 같이 부드럽고 유동성이 있으면서도 매우 높은 열화학적 안정성을 지닌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라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물질을 이용, 고분자 막이 금속촉매 활성점을 감싼 형태의 신개념 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PPS'는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매우 뛰어나 자동차나 항공우주 산업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상용 고분자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촉매를 이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 중 매우 중요한 아세틸렌 수소화 반응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민기 교수, 김형준 교수, 신승재 박사과정, 이송현 박사과정./사진제공=KAIST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는 90% 이상이 나프타인데, 나프타분해시설(NCC)에서 이를 분해해 에틸렌 및 기타 기초유분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은 주변에 흔한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페인트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기본 핵심 화학 원료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촉매를 이 공정에 적용한 결과 1% 미만의 아세틸렌은 금속 입자를 둘러싸고 있는 고분자막을 투과해 쉽게 전환되는 대신 99% 이상의 에틸렌은 고분자막에 가로막혀 촉매 반응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기존 팔라듐(Pd) 촉매와 비교할 때 선택도는 2배 이상, 안정성은 10배 이상 증진된 놀라운 결과를 얻은 것이다.

최민기 교수는 "자연계의 효소를 모방해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면서도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갖는 촉매 설계 방법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던 새로운 개념" 이라며 "향후 높은 선택도가 있어야 하는 다양한 화학반응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송현, 신승재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가운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LG화학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의 7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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