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책임 다 떠넘기려다가…통합당의 자충수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서진욱 기자 | 2020.07.30 05:35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추가 상정 기립투표를 진행하자 김도읍 미래통합당 간사가 항의하고 있다. 2020.7.29/뉴스1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은 연이틀 난장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입법을 강행했다. 미래통합당은 반발했다. 반복된 강행과 파행 속에 민주당이 의도했던 부동산법과 '공수처 3법'은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의 근거다. 전월세 신고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이 전날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임대차 3법'은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국회 또 다시 파행…법사위˙운영위도 강행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세입자의 계약기간은 기존 2년에 2년이 추가된다. 전월세 상한제의 인상률은 기존 보증금의 5% 이내로 제한한다. 상한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즉시 시행된다.

법사위는 시작부터 정쟁의 현장, 그 자체였다. 민주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법사위에서도 법안을 단독으로 상정했다. 법사위 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이렇게 독단적으로 통과시킬 게 아니라 반드시 소위위원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통합당 의원들은 단체로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게 독재"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봐라"고 했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도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법을 아는 분이 맞냐"며 "이렇게 하려고 법사위원장을 가져갔냐"고 했다.

윤 위원장은 법안처리를 강행했고, 통합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 후 모두 퇴장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표결이 이뤄졌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통과됐다. 법사위 개의부터 의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시간이다.

여야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입법을 논의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맞붙었다. 민주당은 백혜련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공수처 3법'을 의결했다. 쟁점이 크지 않은 법안이지만 통합당은 절차를 문제 삼고 퇴장했다.


김성원 통합당 의원은 "운영위와 같은 겸임 위원회는 상임위를 완료한 후에 열어야 하지만, 공수처법 후속 법안 3개를 처리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영위를 강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상임위를 끝낸 후에 내일이나 모레 운영위를 열어달라"고 말했다.

◇상임위원장 모두 포기한 통합당의 '자충수'

공수처법은 지난 15일 이미 시행됐다. 하지만 공수처장 후보도 추천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공수처 후속 입법으로 공수처 소관 상임위를 법사위로, 인사청문 대상에 공수처장을 추가하는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운영위에 올렸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태년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0.7.29/뉴스1
민주당의 입법 강행은 예상된 일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추가 논의보다 속도가 더 중요하다"며 "7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일하는 국회의 진면목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민주당은 부동산법과 공수처법 등을 단독 처리하면서 본회의 통과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본회의도 민주당 주도로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가져온 것이 큰 자산으로 작용했다. 반면 통합당의 전략은 실패했다.

당초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중 7개를 통합당에 넘긴다는 생각이었다. 부동산법 처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국토위원회 역시 통합당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두고 여야가 서로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며 원구성 협상은 물건너갔다.

결국 통합당은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가져가라"며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했다. 민주당에 모든 책임을 넘긴다는 생각이었는데, 표대결에서도 밀리고 상임위를 주재하는 상임위원장까지 여당이 차지한 상황에서 맥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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