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급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이르면 30일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인사 중 사의를 표명한 인사가 나왔다.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직후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이른바 '학살 인사'를 당한 윤 총장 대검 참모 중 한명인 조상준(사법연수원 26기·검사장)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1월 '학살 인사' 당시 한동훈(27기) 검사장을 비롯해 좌천성 인사란 평가를 받은 윤 총장 참모들은 '항명성 집단 사표'를 낼 가능성이 제기될 때에도 "어느 자리에서든 공직자의 소임을 다하며 윤 총장을 돕겠다"며 윤 총장과 끝까지 검찰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윤 총장 역시 이들의 전출신고식 당시 "어느 위치에 가나 어느 임지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여러분들의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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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 일 없다" 판단한 듯━
경남 창원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연구관,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대검 수사지원과장·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지내는 등 `'특수통' 출신이다.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팀에서 윤 총장과 함께 수사를 하는 등 '윤석열 사단'의 일원으로 꼽혀왔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단행된 첫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검 형사부장에 임명돼 '윤석열 사단'의 약진이란 평가를 받았다. 윤 총장이 특수수사 이외의 분야까지 '특수통' 출신으로 요직을 채웠다는 비판이 나올 때 조 검사장 역시 이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1월 추 장관이 임명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윤 총장의 대검 참모 전원을 보직 이동 발령을 내면서 윤 총장의 수족을 자르는 '학살 인사'란 평가가 나왔을 때 조 검사장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조 검사장이 대검 형사부장에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한 검사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찬호 검사장이 공공수사부장에서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이동하는 등 윤 총장 측근 인사들을 타깃으로 한 좌천성 인사란 평가가 나왔다.
이들은 비록 한직으로 밀려나면서도 윤 총장이 검찰 조직에서 중심을 잡고 버텨주는 이상 어느 자리에서든 검찰 내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항명성 사직이 결코 윤 총장이나 검찰 조직을 위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란 판단을 했다는 거다.
조 검사장의 이번 사의 표명에 대해서도 윤 총장을 비롯해 주변 인사들이 적극 만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 검사장은 끝내 검찰을 떠나는 길을 선택해 6개월 전과는 다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 검사장을 잘 아는 한 검찰 관계자는 "가족들의 생각이나 본인 진로 등 개인적인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더이상 검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수사지휘권 박탈 사태 등 윤 총장과 검찰 힘빼기가 지속되는 일련의 상황이 조 검사장의 사직 결심에 영향을 줬을 거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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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고립 심화…검찰 인사폭 커진다━
검찰과 법무부 내에선 추 장관이 인사폭을 키우기 위해 22~23기 검사장들의 사직을 사실상 종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 고위간부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하는 검찰인사위원회는 오는 30일 개최되며 이르면 이날 검찰 고위직 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장관은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 이어 8월 초 차·부장급 간부 인사도 대폭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평검사 인사까지 이어질 것을 감안하면 인사폭이 대폭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지난 1월 인사와 마찬가지로 윤 총장을 고립시키고 추 장관의 검찰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 참모와 주요 수사 담당자들의 교체를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윤 총장의 영향력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이란 분석이다.
이로 인해 곧 단행될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이 다시 한번 수세에 몰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형사부 검사 우대를 내세워 특수통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 경우 특수통 출신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면서 검찰 주류의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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