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7말8초' 휴가시즌에 진입하며 국내 주요 관광지들이 여행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국내여행 활성화를 통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 진작을 노리는 정부도 소비쿠폰과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지원사격하며 여름철 여행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여행이 막히고 국내여행으로 몰리면서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되지만, 코로나19가 경제 위기까지 불러왔단 점에서 휴가 양극화가 커진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정작 여행을 떠날 여유가 없는 기업·근로자가 많아 국내여행 내수진작 노림수도 반짝 특수로 그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가철이 시작하며 국민들의 여행심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90% 이상 줄어든 해외여행 수요가 전부 국내여행으로 몰리면서 침체된 관광·여행산업도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침체된 국내 소비 활력 제고를 위해 국내여행 활성화를 꾀하는 정부도 17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 카드를 꺼내며 국내여행 뒷받침에 나섰다. 8월 임시공휴일 지정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최근 내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키로 결정했다. 주말 포함 사흘의 연휴가 가능해지며 불 붙은 여행심리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정부는 NO재팬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에도 내수활성화를 목적으로 임시공휴일을 시행한 바 있다.
실제 현대경제원은 임시공휴일 지정을 통한 여행·여가 활성화로 4조2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 및 1조63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3만6000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을 내놨다.
하지만 7말8초 국내여행을 통한 소비진작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휴가비용 부담으로 여행계획을 취소하는 근로자들도 적지 않아서다. 코로나발 경제위기에 휴가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7말8초 기간 여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여행계획 보유율은 26.8%로 전년(27.7%)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해외여행 계획률이 5.9%로 35% 수준이었던 지난해보다 급감했지만, 국내여행의 변화폭이 크지 않은 것이다. 이는 기존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여행객들이 국내여행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코로나 감염우려와 주머니 사정으로 여행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소비쿠폰과 임시공휴일 지정 등 핀셋 정책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기업과 함께 근로자 국내휴가비용을 지원해 연간 상시 여행횟수를 높이는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등의 장기적인 정책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