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안되고 돈 없어서 포기…서울에 100% 미분양 나왔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0.07.27 15:53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 청약 시장이 어느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100% 미분양 아파트가 나왔다. 강서구 공항동에 들어서는 '공항동 V 하우스'다.

2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 단지는 오는 28일 잔여세대에 대한 청약 접수를 받는다. 앞서 지난 6월 일반 청약 접수를 받았으나 45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으면서 추가 입주자 모집에 나선 것. 이번에 남은 45가구는 앞서 청약을 받은 모집가구수와 동일하다. 다시 말해 전체 물량이 모두 미계약분으로 남은 셈이다.

이 단지는 앞서 지난달 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16가구에 대한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한 결과 54건이 접수됐다. 이어 지난달 17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는 31가구 모집에 388건이 접수되며 평균 12.5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지난달 24일 당첨자 발표에서는 평균 당첨 가점 46.47점, 커트라인은 27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당계약 및 예비당첨자 계약 기간 동안 당첨자들은 단 1명도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45가구가 모두 미분양으로 남아 오는 28일 또 한번 청약 접수를 받게 됐다.

이 단지 분양 담당자는 "본인이 자격 조건이 되는지, 여유자금은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청약에 나서는 '묻지마 청약'족 때문에 전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다"면서 "당첨자의 70%는 부적격자였고 나머지는 자금이 부족해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묻지마 청약' 행태와 더불어 전체 가구수가 적은 '미니 아파트'라는 점이 이같은 사태를 야기했다고 보고 있다. 통상, 가구수가 100가구 미만인 미니 아파트는 거래가 많지 않아 시세 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집값 상승폭이 적은 편이다. 게다가 인지도 있는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아니라는 점도 부진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에 속속 공급되고 있는 '미니 아파트' 대부분이 계약률 100%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에는 강서구 염창동 '등촌역 한울에이치밸리움'이 일반공급 58가구 중 미계약분 33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받았다. 양천구 신월동 '스위트드림 아파트'도 일반공급 48가구 중 35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아 28일 추가로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비브랜드 소형 아파트의 경우, 빌라 등과 마찬가지로 큰 폭의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거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며 "가구수가 적기 때문에 예비당첨자를 500% 뽑는다고 해도 한번에 계약을 마무리 짓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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