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의 한 식당에서 판매하는 돼지 고깃국에서 박쥐 사체가 나와 현지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중국 매체 후베이징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우한시 신저우 구에 사는 첸모씨는 집 인근의 식당에서 파는 돼지 고깃국을 포장해 먹다 박쥐 시체를 발견했다. 첸씨 가족은 이 돼지 고깃국을 먹은 후에야 박쥐 사체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첸씨는 후베이징스에 "아버지가 제일 먼저 고깃국을 드셨지만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흘 후 온 가족이 다시 고깃국을 먹으려 국을 데우니 새끼 박쥐 사체가 떠다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첸씨의 어머니도 "처음에는 향신료의 일종인 줄 알았다"며 "젓가락으로 들춰보니 날개와 귀가 보였다. 심지어 털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깃국을 판 식당 주인은 첸씨의 가족에게 "지역 제조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판다"며 "고깃국을 환불하고, 코로나19 검사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측은 "고깃국은 낮에 만드는데 박쥐는 주로 밤에 활동한다"며 "제조가 완료되면 즉시 밀봉해 냉장고에 넣으므로, 제조 과정에서 박쥐가 들어갔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장해 간 국을 먹는 과정에서 박쥐가 들어갔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첸씨 가족은 이에 대해 "사 온 고깃국은 조금씩 덜어서 먹고,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며 "박쥐가 냉장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소리냐. 말도 안 된다"고 항변했다. 현지 보건 당국은 아직까지 박쥐가 어디서 국에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제조업체 측은 첸씨 가족을 향해 코로나19 검사 비용과 정신적 보상 비용으로 2000위안(한화 약 34만 원)을 제안했다. 첸씨 가족은 코로나19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지 언론은 고깃국에서 나온 박쥐 사체가 언제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주 감염원 중 하나인 박쥐 사체가 고깃국 제조 과정에서 들어갔다면 또 다른 발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박쥐를 먹는 우한의 고유 문화 때문에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23일 우한을 봉쇄하고 1000개 병상 규모의 야전 병원을 만드는 등 방역에 나섰다가 4월 8일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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