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4대 금융지주에 따르면 2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 총액은 1조5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38억원보다 162.3% 급증한 규모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하나금융이 43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8.3% 증가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45%로 지난해 말보다 0.03%p 감소했다. 충당금으로 NPL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 비율은 126.8%로 반년 만에 14.25%p 증가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현재 NPL 커버리지 비율은 94.1%였는데 2분기가 되자 이 비율은 26.73%p 급증한 120.9%에 달했다.
신한금융은 라임자산운용 등 보상이 겹쳐 금융지주 중 최대인 5387억원을 신규로 적립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96.0%로 지주사들 중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의 NPL 비율은 0.56%로 타 지주사들과 달리 반년 만에 0.04%p 상승했다. 그럼에도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8%로 4%p 줄었다. 거액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환입액도 많아 충당금 잔액이 2761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분기 2509억원을 반영했다. 지주사들 가운데 가장 작은 액수다. 라임 등 사모펀드 사고가 유난히 없었던 영향이 컸다. 1년새 증가율은 117.2%였다. KB금융은 충당금을 늘린 반면 NPL 비율(0.48%)은 소폭 줄면서 NPL 커버리지 비율이 지난해 말 130.2%에서 134.5%로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33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8.7% 늘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2.4%를 기록했다. 지주사 출범 전 은행 시절을 포함해 해당 비율이 140%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들이 바라보는 대출 부실 등 위험 주체는 제 각각이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특히 극명하게 갈렸다. KB국민은행은 가계 부문 충당금을 전분기 대비 33.5% 늘린 900억원을, 기업은 69.9% 감소한 34억원을 설정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가계 충당금은 490억원으로 2.9% 늘리는 데 그친 반면 기업은 286.8% 확대한 1903억원에 달했다. 하나은행도 신한은행과 비슷하게 기업 부문에 집중해 충당금을 1분기보다 14배 넘는 1935억원 쌓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분기 충당금은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연체에 더해 미래 위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상당한 수준의 충당금을 쌓은 만큼 하반기 실적 안전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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