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남은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지위를 활용해 판을 흔들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우편투표 조작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으로 승자 확정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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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선거인단 경쟁서 트럼프에 우위"━
전날 공개된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며 바이든 전 부통령(51%)에 무려 13%포인트나 뒤졌다. 공화당의 대표적 텃밭이었던 텍사스주도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경합주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현재 여론조사로 볼 때 주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크게 밀린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 등 5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98명을 모두 확보하는 경우에도 308명 대 230명으로 패한다는 계산이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모델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을 고작 7%로 평가했다.
미국 대선에선 전국 득표율과 무관하게 50개주와 워싱턴D.C.의 선거인단 총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최종 승자가 된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모두 한표라도 더 받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방식이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전국 득표율에서 약 2%포인트 뒤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이 선거인단 제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밀리는 것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인종차별 항의시위 대응에 실패한 탓이다. 경제 재개방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탓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한 것이 경합주의 표심을 돌려세웠다. 시위대에 대한 초강경 진압 방침은 소수인종 뿐 아니라 고학력 백인 지지층의 이탈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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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우편투표…트럼프 '대선 불복' 시사━
우선 중국과의 갈등 격화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사태도 미국내 반(反) 중국 정서 자극이란 트럼프 캠프의 대선 전략과 무관치 않다. 북한과의 전격적인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 진전도 쓸 수 있는 카드 가운데 하나다. 남부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경기회복세가 가속화될 경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도 무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두고봐야 한다. 난 그냥 '예'나 '아니오'로 답하지 않겠다"며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난 패배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나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은 "만약 근소한 차이로 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불복할 것"이라며 "설령 격차가 크더라도 내 생각에 그는 볼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상당수 지역이 우편투표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그는 그동안 우편 선거는 조작될 위험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또 통상 미국에선 우편 선거는 투표율이 높아 공화당에 불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미국의 각 지역 대선은 주지사들이 주관하는데, 지난 대선과 달리 현재 대부분 경합주들의 주지사들이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란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삼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개표를 중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후버연구소의 래리 다이아몬드 연구원은 "대선 직후 미국에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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