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세론?…"트럼프, 역전 못하면 대선 불복"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7.25 14:00

[美대선 D-100]

편집자주 | 전세계의 정치.경제 판도를 뒤흔들 미국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으로서 이미 3년 이상 자국과 전세계를 충격과 긴장으로 빠뜨렸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 전망 속에 중국과의 긴장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4년전에도 의외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수성이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의 정권 교체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뉴시스
11월3일 미국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이후 미국뿐 아니라 한반도 등 전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백악관의 주인이 가려진다. 현재 판세는 도전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세다.

그러나 남은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지위를 활용해 판을 흔들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우편투표 조작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으로 승자 확정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 선거인단 경쟁서 트럼프에 우위"


2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발표된 9개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평균 49.3%로 트럼프 대통령(40.7%)을 8.6%포인트 앞섰다.

전날 공개된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며 바이든 전 부통령(51%)에 무려 13%포인트나 뒤졌다. 공화당의 대표적 텃밭이었던 텍사스주도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경합주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현재 여론조사로 볼 때 주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크게 밀린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 등 5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98명을 모두 확보하는 경우에도 308명 대 230명으로 패한다는 계산이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모델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을 고작 7%로 평가했다.

미국 대선에선 전국 득표율과 무관하게 50개주와 워싱턴D.C.의 선거인단 총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최종 승자가 된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모두 한표라도 더 받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방식이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전국 득표율에서 약 2%포인트 뒤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이 선거인단 제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밀리는 것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인종차별 항의시위 대응에 실패한 탓이다. 경제 재개방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탓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한 것이 경합주의 표심을 돌려세웠다. 시위대에 대한 초강경 진압 방침은 소수인종 뿐 아니라 고학력 백인 지지층의 이탈을 부채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속 우편투표…트럼프 '대선 불복' 시사


그럼에도 미국의 정권교체를 예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동석 미국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지금 당장 투표한다면 당연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현직으로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판세를 바꿀 100일의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우선 중국과의 갈등 격화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사태도 미국내 반(反) 중국 정서 자극이란 트럼프 캠프의 대선 전략과 무관치 않다. 북한과의 전격적인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 진전도 쓸 수 있는 카드 가운데 하나다. 남부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경기회복세가 가속화될 경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도 무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두고봐야 한다. 난 그냥 '예'나 '아니오'로 답하지 않겠다"며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난 패배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나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은 "만약 근소한 차이로 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불복할 것"이라며 "설령 격차가 크더라도 내 생각에 그는 볼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상당수 지역이 우편투표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그는 그동안 우편 선거는 조작될 위험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또 통상 미국에선 우편 선거는 투표율이 높아 공화당에 불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미국의 각 지역 대선은 주지사들이 주관하는데, 지난 대선과 달리 현재 대부분 경합주들의 주지사들이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란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삼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개표를 중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후버연구소의 래리 다이아몬드 연구원은 "대선 직후 미국에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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