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늘어나는 실업자…MAGA도 '후퇴'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7.24 06:43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탓이다. 최근 랠리를 이어온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들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3.51포인트(1.31%) 떨어진 2만6652.3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0.36포인트(1.23%) 내린 3235.66을 기록했다. 나흘 만에 첫 하락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4.71포인트(2.29%) 급락한 1만461.42로 마감했다. 이른바 MAGA로 불리는 4대 기술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알파벳(구글 모기업) △아마존도 모두 3% 이상 추락했다. 전날 '깜짝실적'을 내놓은 테슬라는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약 5% 후퇴했다.



美 신규 실업자 넉달만에 다시 증가…코로나 재확산 여파


최근 플로리다 등 미국 남부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가속화되고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정부들이 재봉쇄에 나서면서 신규 실업자 수가 다시 늘어났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7월 12일~18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41만6000건으로 전주(130만7000건)보다 약 11만건 늘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30만건을 웃도는 수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신규 실업자가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6주 만에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크게 늘어난 캘리포니아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9만2673건으로 가장 많았다. 남부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에서도 각각 10만건 이상이 청구됐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플로리다주 등 남부 선벨트(Sunbelt)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치솟고 다른 주에서 경제 활동 재개가 미뤄지는 등의 상황이 노동시장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美 추가 경기부양책서 '급여세 인하' 빠졌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미국의 5번째 경기부양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해온 급여세 인하 방안이 제외된 것도 증시에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상원 공화당 지도부와 행정부 관리들은 1조달러(약 1200조원) 이상 규모의 제5차 부양책 협상에서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 신문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급여세 인하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 "급여세 감면은 법안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근로자들이 빨리 돈을 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급여세 인하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 인하가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 내용이 빠진 법안엔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의 다수 의원들도 이에 반대 의견을 고수해왔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은 지난 5월 약 300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에게 주당 600달러씩 지급하는 추가 실업수당 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약 3조달러(약 36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공화당은 추가 실업수당 지급을 연장할 경우 기존 급여보다 더 많은 실업수당을 받는 상당수 실업자들의 직장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공화당이 제시한 추가 부양책 규모는 1조∼1조3000억달러(약 1200조∼1600조원) 수준이다.

앞서 미 의회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4차례에 걸쳐 총 2조8000억달러(약 340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초당적으로 처리한 바 있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400만명 넘었다…6주새 2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전체 인구 약 3억3000만명의 1.2%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4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00만7859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4만3846명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첫 확진 사례가 발생한 지난 1월21일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100만명에 도달하기까지 98일이 걸렸다. 그러나 이후 20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43일, 300만명은 27일, 400만명으로 불어나는 데는 불과 16일이 소요됐다. 6주 만에 2배로 급증한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는 매시간 평균 2600명의 새 환자가 발생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병율"이라고 전했다.

미국 전체 50개주 가운데 누적 환자가 10만명이 넘는 곳만 10개주 이상에 달한다. 캘리포니아·뉴욕주가 40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플로리다·텍사스·뉴저지·일리노이·조지아·애리조나·매사추세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루이지애나 등이 10만명을 넘겼다.

한편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1일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실제보다 크게 과소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CDC는 지난달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대부분의 미국 지역에서 보고된 사례보다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비율이 10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10개 지역에서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 샘플들에 대한 코로나19 항체 검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미주리주는 실제 감염률이 공식 보고치 대비 무려 24배에 달했다. 반면 코네티컷주는 실제 감염률이 집계된 것의 6배 수준이었다.

이처럼 실제 감염률과 보고치의 괴리가 큰 것은 코로나19 감염자들 대다수가 아무 증상도 없거나 가벼운 증세만 있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만약 미국 전체의 실제 코로나19 감염자가 공식 확진자의 10배라면 총 4000만명, 전체 인구의 약 12%가 한번 이상 감염된 적이 있다는 뜻이다.





유가·달러 약세…금값 상승


국제유가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9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3센트(1.98%) 떨어진 41.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저녁 8시39분 현재 91센트(2.05%) 하락한 배럴당 43.38달러에 거래 중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오후 3시41분 현재 8월물 금은 전장보다 19.40달러(1.0%) 상승한 1884.50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 내린 94.78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강형욱, 여직원 옷 갈아 입던 사무실에 CCTV…항의에도 적반하장
  2. 2 쇼트트랙 김동성, 포크레인에서 식사라니…건설현장 '포착'
  3. 3 "이승기가 해결할 것" 임영규, 싱글맘에 2억 뜯어낸 뒤 사위 팔이
  4. 4 [단독]강형욱, 훈련장·회사 부동산 전부 매물로 내놨다
  5. 5 "아버지 충격에 뇌출혈"…황의조 형수 2심서 피해자 측 엄벌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