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5마이크론(microns=㎛) 이하의 작은 입자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도 실험실 환경 하에서 복제 능력(감염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데 대한 추가 증거가 확보된 셈이다.
21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과 하버드대 등의 연구팀은 20일 프리리뷰 사이트(medRxiv)에 공개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배출하는 에어로졸(aerosol, 미세한 침방울)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이번 연구는 기침과 재채기뿐 아니라 정상적인 말하기와 호흡이 코로나19를 퍼뜨리는 원인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면서 "바이러스의 전염성 선량은 사회적 거리 가이드라인에 따른 6피트(2미터)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결과는 예비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지난 4월 코로나19 환자 6명을 선정해 이들의 병실 내 공기 시료(침대에서 30cm 높이)를 채취, 에어로졸을 분석했다. 환자들은 공기 중에 몇시간 동안 떠다니는 미세 침방울을 만들어내고 있었고, 일부는 기침을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에어로졸을 △4.1㎛ 이상 △1~4㎛ △1㎛ 미만 등 지름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해 채집했다. 이들은 실시간 중합 효소 연쇄반응(RT-PCR) 방법으로 바이러스 RNA를 분석했고,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원숭이 신장 세포(Vero E6)를 사용해 바이러스 배양실험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바이러스 RNA는 에어로졸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의 시료에서 검출됐다. 또 3명의 환자에서는 1㎛ 미만 에어로졸에서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두 명의 환자에서 나온 1~4㎛ 크기의 에어로졸에서도 바이러스가 배양됐으나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었다. 4㎛ 이상의 큰 에어로졸에서도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배양된 시료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해 바이러스 존재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료 채취 과정에서 환자가 말하고 기침할 때 병실 내 에어로졸의 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며 "1㎛보다 작은 에어로졸에서 감염성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이는 사람이 숨 쉴 때 배출하는 작은 에어로졸(0.64~0.80㎛)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말하거나 기침할 때 나오는 1㎛ 이상의 에어로졸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는 시료 채취방법의 한계일 수 있다"며 "RNA가 일관되게 검출된 데서 보듯이 바이러스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 지름 5㎛ 미만의 에어로졸에 RNA는 물론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코로나19가 공기로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밀집된 환경에서는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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