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뉴딜? '디지털 백' 될라

머니투데이 이영 미래통합당 의원  | 2020.07.23 05:31

[the300]

이영 미래한국당 당선인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오늘날 세계는 기술 발전과 함께 초연결사회로의 대변혁을 진행 중이다. IT(정보기술) 강국인 대한민국도 변화에 발맞추어 4차 산업혁명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과연 우리는 4차 산업혁명 터널을 지나 새로운 경제 패권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신시장 개척을 위해 세계가 총성 없는 기술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에 성적표 한 장이 도착했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 세계 16위(시장조사업체 IDC 조사 주요 100개국 중), AI(인공지능) 준비 지수 세계 26위(194개국 중), 빅데이터 활용 경쟁력 31위(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조사 대상 63개국 중). IT 강국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이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답안 없는 시험지를 받았다. 여행 산업은 미증유의 타격을 받았고 공장의 기계 소리는 멈췄다. 세계 많은 국가들은 재난지원금이란 특단의 대책을 써가며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이진 않는다.

코로나로 세계는 반강제적으로 언택트(비대면) 경제를 맞이하게 됐다. 비대면 서비스와 비대면 비즈니스의 개발, 그리고 보급을 통해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언택트 경제의 핵심은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구축인데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와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게임에서 승자가 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정부가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IT 전문가로서 기대를 품고 그 내용을 살펴봤다. 그러나 한마디로 대실망이었다.


먼저 원격의료와 같은 과감한 규제 개혁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정부와 공공기관 5곳의 PC(개인컴퓨터) 교체에 혈세 100억 원이 투입된다. 인터넷망과 업무망 겸용이 가능한 모바일기기로 바꾼다는 이유다. 학교는 5년 넘은 노트북 20만대와 네트워크 장비를 바꿀 계획이다.

또한 가스 감지기와 원격감지시스템을 구매하는데 120억 원, 철도 건널목에 LED(발광다이오드) 신호등과 경보 안내표시 등에 75억 원이 들어간다. 디지털 뉴딜의 방점이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 집중되는 것은 결코 옳은 방향이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9월부터 연말까지 PC원격보안점검을 위해 49명이 투입된다. 4개월 간 쓰는 돈이 무려 33억 원이다. 3만5000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은 아직 수요조사도 끝나지 않았다. 이름만 거창한 2000개의 데이터 엔지니어 일자리는 사실 단순 입력 작업에 불과하다. 이것이 과연 디지털 뉴딜인지 되묻고 싶다.

거대 정부 여당이 ‘표’퓰리즘 사업에 혈세를 쏟을 정도로 아직도 배가 고픈 것인가? 대한민국의 디지털 뉴딜 정책은 미래지향적이어야만 한다. 과거와 같이 물리적 인프라 보급과 투자로는 승산이 없다. 포스트코로나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 패권을 손에 쥘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디지털 뉴딜이라 쓰고 디지털 백(back)이라고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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