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잇단 '보도 논란'…정권따라 춤추는 공영방송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20.07.22 09:59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영방송 KBS, MBC가 또다시 '편파 방송' 논란에 휘말렸다. '검언 유착' 의혹 보도를 하며 정작 '권언 유착'에 휘말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권만 바뀌었을 뿐 권력 편향적 보도가 이어지며 지상파의 신뢰도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KBS는 지난 18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가, 단 하루 만에 사과했다.

보도 근거로 제시한 녹취록이 허위로 드러나면서다. KBS의 정정 보도가 있은 지 하루 만에 MBC는 같은 녹취록으로 유사한 취지의 보도를 했다. 이 역시 이 전 기자 측이 강하게 반발하며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정권의 입맛에 맞춘 무리한 보도라는 비판이 뒤를 이었다.


이명박·박근혜 때도 '편파 보도' 논란


2012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방송3사 노조가 공동집회를 갖고 있다. / 사진=뉴스1

공영방송인 두 방송사의 정권 편향적 방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BC의 경우,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보도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MBC는 2012년 김재철 사장의 '불공정, 편파 보도'를 문제 삼아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 장기화하며 뉴스는 정권 편향적으로 채워졌다. 2013년 '알통이 굵으면 보수, 알통이 얇으면 진보'라는 식의 노골적인 보도가 이뤄지기도 했다.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졌을 당시에는 MBC 차원의 적극적인 취재·보도가 없었다. 막대한 지원과 인력이 투입된 지상파에서 국가적 사건을 외면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오히려 '탄핵 반대'를 외친 태극기 집회를 옹호하는 보도를 편성하기도 했다.

KBS의 역시 정권 입맛에 맞는 보도를 수시로 내보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추진하던 4대강 살리기는 적극적인 홍보성 보도를 연이어 내보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는 앞장서서 비판 보도를 했다. 이처럼 편향적 보도 외에도 정권 성향과 맞지 않는 연예인이나 저명인사의 출연을 수시로 제한하기도 했다.



'인사권'과 '돈줄'…지상파가 정권 눈치 볼 수밖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두 공영방송의 정권 편향적 보도 행태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나온다. 이사회의 구성에 여당 몫이 많아 사실상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KBS 이사회는 여당 추천 7명·야당 추천 4명,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6명·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예산의 많은 부분을 공적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정권 눈치 보기'가 이뤄지는 이유로 지적된다. KBS는 지난해 759억원의 사업손실을 내는 등 수신료 인상이 절박한 상황이다. MBC도 공영성 강화를 이유로 수신료 등 공적재원을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MBC 역시 지난해 966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문제는 시점이다. '오보 논란'이 된 녹취록 보도 다음 날 여당 의원들이 방송통신위원장 청문회에서 수신료 인상 얘기를 꺼내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동의' 의사를 밝혔다. KBS는 1981년부터 수신료가 동결됐다며 매번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정권마다 야당이 반대하면서 '정쟁'의 대상이 됐다.

수신료 인상을 바라보는 여론은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최근 리서치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신료를 인하 또는 폐지' 응답이 60%로 '인상 또는 현행 유지' 응답(32%)보다 2배 높았다. 지상파 신뢰도 문제에 더해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시청행태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KBS의 수신료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민주당에서 지불하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며 "수신료 나눠달라고 조르는 MBC는 열린민주당 쪽에 손을 벌리는 게 좋을 듯"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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