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시는 빨갛게 물들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힘을 냈다. 장중 2230선까지 넘었다.
코로나19(COVID-19) 불확실성이 정부 정책에 눈길을 돌리게 했다. 달리는 증시에 지금 올라타도 괜찮을까 관심이 쏠린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0.63포인트(1.39%) 오른 2228.83을 기록했다. 장중 2234.86포인트를 찍기도 했다. 장중 2230선을 넘은 것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지난 2월14일(2251.50)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들은 이날 각각 4424억원, 147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5630억원 순매도하면서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대부분 업종이 빨간 불을 켰다. 반도체 부품주가 속한 기계업종이 6%대 급등했다. 화학, 증권, 전기전자도 2%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 운송장비, 전기가스, 비금속광은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대비 8.62포인트(1.10%) 상승한 790.58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43억원, 34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1033억원어치 팔았다.
국내외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국내에선 '그린 뉴딜'이 제법 먹혔다. 자동차, 반도체, 언택트주 주가가 크게 개선됐다. 풍력에너지주인 두산중공업, 태웅과 태양광주인 OCI는 나란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표 언택트주인 NAVER와 카카오도 2%대 안팎 오르며 오랜만에 힘을 냈다.
해외에서는 유럽연합(EU)이 경제회복기금 지원에 합의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유럽연합은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나흘간 회의를 펼친 끝에 이날 7500억유로(약 1030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지원에 합의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들이 임상에 돌입한 것도 호재였다. 아스트라제니카는 임상 결과 참가자 전원에게 이중 면역 형성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도 코로나19 백신 초기 시험의 면역반응 유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긍정적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진다. 개인들은 일단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이날 개인이 양대 시장에서 6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라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 추세가 견고해지는 듯 하지만 아직 주가와 실적 간 괴리가 크다는 게 꺼림직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정책 동력이 유효한 상황에서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치료제 개발에도 한걸음 다가서고 있어 하반기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는 주가와 펀더멘털 간 괴리가 크고, 특히 7월 이후 코로나19 폭증세로 인해 경기회복 속도에 변수가 생겼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200선 이상에서는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방망이를 짧게 잡으라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단기 급락, 조정이 전개 중인 업종은 비중을 늘리고, 급반등하는 업종은 비중을 줄이는 트레이딩 전략을 펼치라고 조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실적 따라 종목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EU가 코로나 피해 구제기금 협상 타결을 이뤘지만, 상승 폭이 확대되기보다는 매물이 소화되는 움직임이었다"며 "미국의 추가 실업수당,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할 때 업종별 차별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카콜라, 노바티스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이들이 언택트 수혜업종의 방향을 가를 수 있어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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