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모멘텀 주식'의 대표격인 테슬라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일각에서 '과열 우려'가 나온다. 오는 22일 실적발표에서 흑자가 나올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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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시가총액 3000억달러 돌파━
13일에는 장중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360조8400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테슬라, 아마존,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 모더나 등 일부 모멘텀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나스닥 지수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미 주식시장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S&P500지수는 3월 바닥에서 44%나 올랐다.
WSJ는 '테슬라가 주식시장 상승을 이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테슬라 주가가 너무 빨리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팔지 못하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교외에 사는 에릭 퍼킨스(44)씨는 투자금 100만달러 중 절반이 테슬라 주식이다. 그는 "원래는 4개월 전 주가의 4배가 되면 테슬라 주식을 팔 생각이었는데 이후 주가가 너무 빨리 올라서 2분기 실적이 나올 때까지 보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적어도 그 때까지는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 같아 지금 주식을 팔면 실수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3월 18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1주당 361.22달러로 바닥을 쳤다. 올해 뉴욕 증시 첫 거래일인 1월 2일(430.26달러)보다 낮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22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달 들어서만 38.99% 뛰면서 뉴욕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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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기침체에도 주식시장은 최대 활황━
모멘텀 주식은 경제나 시장 펀더멘털에는 아랑곳없이 주가 흐름에만 집중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들은 주가가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판다. 테슬라는 주가가 계속 오르니 사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훗을 통해 거래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주로 모멘텀 주가를 끌어올린다. 이들 개미투자자들은 허츠처럼 파산보호를 신청해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주식의 가격을 급등시키기도 한다.
테슬라 주가가 거품이라고 보고 '숏셀링'(short selling·공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오히려 테슬라 주가 급등세에 기여하는 셈이 됐다. 테슬라 주가가 계속 오른 탓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숏 커버링'(short covering)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법이다. 앞으로 주가가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주식을 빌린 후 일단 팔아버렸다가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자신이 빌렸던 만큼 주식을 사들여 되갚아 차익을 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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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편입되면 추가 주가 급등 가능성━
테슬라 주가는 막대한 규모의 공매도에 나섰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이제 테슬라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추가 상승 동력이 이미 확보된 상태이다.
은퇴한 헤지펀드 매니저로 공매도로 유명한 데이비드 로커는 "흑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시장에 1990년대 닷컴거품 당시보다 더 큰 거품이 끼어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중앙은행과 정부의 부양책이 자산거품을 불러 결국에는 더 큰 고통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식시장 흐름을 타는 퀀트 펀드들과 모멘텀·변동성에 치중하는 투자자들도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모멘텀 종목들이 어느 순간 붕괴하기 시작하면 이는 경제전체에도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로커는 "이는 결국 눈물로 끝나고, 엄청난 손상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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