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팔아 장사하냐" '박원순 피해자'측에 쏟아진 전화 폭탄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 2020.07.17 13:02
성폭력상담소에 전화해 '여성을 팔아 장사하지 마라'고 말한 뒤 끊었다는 내용의 포스팅 /사진=페이스북 캡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를 보호하는 단체가 '항의 전화' 폭탄을 받고 있다. 항의 전화에서는 단순 입장 표명을 넘어 "(피해자를) 왜 도와주냐"는 식의 발언까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화해 퍼부었다' 보호 기관의 보호까지 문제 삼아


A씨 측의 기자회견 이후 SNS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대상으로 항의 전화를 했다는 게시물 등이 발견됐다. 게시물 내용은 '성폭력상담소에 전화해 퍼붓고 끊었다' '여자인 게 창피하다고, 앞으로 여성 팔아 장사하지 말라고'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전화 번호 알려달라' '잘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피해자 A씨를 보호하는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기자회견 이후 곳곳에서 항의 전화가 걸려온다"며 "관련 상황은 2차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이라고 16일 말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고소인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2020.7.13/뉴스1 © News1

이에 대해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변호사)는 "두 보호 기관에 요새 항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며 "보통 '왜 도와주냐' '증거부터 내놓아라'는 내용인데 '여성을 팔아 장사한다'는 식의 표현은 너무 황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온라인상에서는 A씨를 향한 2차 가해 발언이 다수 떠돌았다. '참교육 시키겠다'거나 서울시 직원의 사진을 유포하며 A씨의 신상 정보를 캔다던가 '냄새가 난다'며 '공작이 의심된다'는 등의 발언이다.


아울러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 박 시장과 팔짱을 끼며 '나도 성추행범이다'라고 쓴 글이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해 호소인' 발언 등 유명인이나 정치인들의 2차 가해도 비판을 받았다.



"항의 자체는 자유…보호 문제 삼는 건 '무식의 소치'"


익명을 요청한 B 변호사는 "사건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게 없고 개인의 입장은 각자 다를 수 있어 합리적인 항의 표현은 '표현의 자유'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면서도 "항의 발언이 고성, 욕설에 이른다면 자유의 테두리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전화나 성폭력상담소 자체가 피해자 보호가 목적인 기관인데 여기에 대고 '왜 하냐'거나 피해자를 깎아내리는 것은 '무식의 소치'를 보여주는 행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문제의 발언들은 피해자를 특정 프레임에 가두려는 전형적인 가해자 입장을 보여준다"며 "특히 웹상에서 보여지는 2차 가해 발언들에 대해 강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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