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4.4조→0.6조?' 정유4사 2Q 성적표 미리 엿보니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0.07.17 10:31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류열 S-Oil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김효석 석유협회장, 조경목 SK에너지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2분기 적자폭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오르고 4~6월 중동산 원유 판매가격(OSP)이 하락한 덕분이다. 정유업계에서도 원유 수입 및 생산량 조절과 사업 다각화로 대응에 나서면서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지난주 기준 각각 4210억원, 1002억원이다. GS칼텍스는 1000억원대의 적자, 현대오일뱅크는 250억원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정유 4사를 합한 영업손실은 6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정유 4사는 지난 1분기 무려 4조377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 적자 폭이 1분기의 13%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2분기 국제유가 상승·OSP 하락 반영…정유업계 원가절감 노력도


적자 폭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4~6월 OSP 하락이 반영돼서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추가로 붙는 마진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배럴 당 2.9달러였던 OPS는 4월 –3.1달러, 5월 –7.3달러, 6월 –5.9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와 오만산 원유의 평균 가격보다 아시아 공식 판매가격이 훨씬 저렴했다는 뜻이다.

지난 4월 20달러대를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지난달 4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정유사의 재고평가손실 요인이 크게 완화된 부분도 크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들인 후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2~3개월 후 판매한다. 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비싸게 산 원유 가치가 떨어져 '재고평가손실'이 생긴다. 1분기 내내 이어진 유가폭락도 이 때문이다. 2분기엔 유가가 반등하면서 재고평가손실 부담을 덜었다.

정유업계의 비용 절감 노력도 통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항공유와 휘발유 수요 급감, 크랙 하락 등을 고려해 울산 콤플렉스(CLX)의 가동률을 조정했다. 가솔린 등 마진과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수급에 따라 제품 마진이 결정돼 공정 운영 최적화로 비용 절감하는 게 아니면 힘들다"며 "마진이 안 좋아서 공정 가동률을 80~85% 정도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수입국을 다변화해 원가 절감에 나섰다. 중동 외에 남미에서도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국가별 원유판매가격(OSP)을 모니터링해 더 저렴한 원유 수입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3분기 낙관 어려워…OSP 증가·정제마진 마이너스


2분기가 개선됐지만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 OSP도 이번달 들어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8월분 OSP는 1.2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5월에 비해 8.5달러 상승한 가격이다.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재료 비용이 급증한 셈이다.

14주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지난 6월 플러스로 돌아섰던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도 다시 마이너스가 됐다. 원재료 가격인 OSP 상승이 반영되면서 8월 이후 더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세인 건 희망적이다.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5월 중순을 기점으로 다시 올라 7주 연속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인데 정제마진 기준으론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며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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