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건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신라젠, 한미사이언스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국내 백신 개발 업체 한 관계자는 “모더나가 대규모 임상에 들어가기 전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현재 국내 백신 개발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만약 모더나가 백신을 개발한다면 국내 업체들은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기업은 제넥신이다. 회사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GX-19’ 임상 1·2a상 첫 대상자 투여를 완료했다. 임상 1·2a상 중 1상을 3개월 내로 마무리한 후 올해 하반기에 다국가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GX-19은 DNA백신으로, 일반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가 아닌 항원을 만들 수 있는 DNA를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바이러스를 직접 넣지 않기 때문에 기존 백신과 비교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러스 변이에 효과를 내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9월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와 ‘사스’ 등 모든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후보물질 발굴 중이다.
신라젠은 지난 4월 캐나다에서 코로나19 백신 동물실험을 시작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바이오 벤처 바이오앱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이와 별도로 주사제를 먹는 약(경구용)으로 바꾸는 기술인 ‘오라스커버리’를 적용한 경구용 코로나19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정부도 국내 업체들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약 2000억원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백신, 항체치료제, 혈장치료제 등 3대 플랫폼 기술 개발 기업에 임상 1~3상 단계별 예산을 지원한다.
이외에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과 효능·독성평가 등 전임상 단계 자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백신 임상시험 조기진입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고려사항’을 마련했다. 임상시험계획(IND) 신속심의체계도 구축했다.
정부는 무엇보다 백신주권 확보 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끝까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메르스나 사스가 유행할 당시 국내 기업들은 백신·치료제를 개발하다가 다른 나라에서 백신·치료제가 나오면 개발을 중단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하는 것과 관계없이 우리의 독자적인 백신과 치료제는 개발돼야 한다”며 “정부가 상당 부분 비용을 부담하고 개발 후 일정 부분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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