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계약해지되면 계약금 2500억원 누가 갖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20.07.15 14:41

구주·신주 취득이기 때문에 금호산업·아시아나 나눠서 가질 듯… HDC 평판 등 무형의 손실 커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15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미래에셋)에 계약해지 통보까지 계획하면서 HDC-미래에셋을 압박했다. 실제 계약이 해지되면 HDC-미래에셋은 당장 2500억원의 계약금을 날릴 뿐만 아니라 평판 등 무형의 손실도 불가피해진다.

지난해 12월27일 HDC-미래에셋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 구주와 신주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2010억원, 49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다. 계약금은 모두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돼 있다.

만약 계약이 해지되면 HDC-미래에셋은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리게 된다. 하지만 HDC-미래에셋과 금호산업이 선행조건 이행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계약금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HDC-미래에셋과 금호산업이 법률검토를 거쳐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도 향후 소송전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 있다.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면서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고 한화는 2018년 이중 1260억원을 돌려받았다.

금호산업과 채권단간의 갈등도 예상된다. 계약금이 구주와 신주 인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계약금도 비율대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에 각각 322억원, 2178억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더 많은 소유권을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산업도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금호산업이 가져가는 돈이 많을수록 아시아나에 막대한 지원을 한 채권단은 손해를 보기 때문에 아시아나를 내세워 대주주인 금호산업과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HDC-미래에셋은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리는 것보다 무형의 피해가 훨씬 많다. 우선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정부의 눈총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M&A 마무리를 당부했음에도 거래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HDC현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나 국토부로부터 괘씸죄 혐의를 받으면 향후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 대한 시장의 평판도 갈릴 수 있다.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도 얻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 성급한 M&A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약을 해지한다면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그룹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포기한 것이 되니 모양새가 썩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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