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이제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북한의 새 국가 기조인 '정면 돌파전'의 결산까지 말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신년사를 대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내외적인 국가 기조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었다.
자력갱생의 기치로 경제난을 해결하고, 대외적인 부분은 모든 공을 외부로 돌리는 것이 '정면 돌파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업계'에서는 북한의 경제난을, 그것도 자력갱생으로 해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전반적인 예측이었다. 실제 북한은 정면 돌파전의 결산 시한으로 정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아직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는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정면 돌파전의 3분의 2가 지난 시점이다. 북한은 경제난 해결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인 제재 해제 문제는 모든 대화의 안건에서 지웠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외부 요인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경을 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대상인 미국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정세가 흘러가고 있는 점도 문제다. 미국은 지금 바깥일을 돌볼 여유가 넉넉하지 못해 보인다.
북미관계가 그러하니 남북관계도 평행선을 달린다. 북미 대화가 원활하다는 전제 하에 가동이 가능한 '운전자', '중재자'론은 지금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거나 돌연 우리 측에 '대적(敵) 사업'을 전개한 것은 현 정세를 북한 나름대로 해석하고 선제적 행동을 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정세를 주도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이제 남은 것은 정면 돌파전을 성공하는 것이다. 대외 '강공' 행보가 설득력을 얻고 내부적인 추동력으로 전환되려면 어쨌든 '인민'들에게 공언한 경제난 문제가 다소나마 해결돼야 한다.
정면 돌파전 성과로 현재 부각되는 것은 평양종합병원, 순천린(인)비료공장, 삼지연시 꾸리기 3단계 공사 등이다. 모두 건설 사업으로 가시적 확인이 가능한 결과물이다.
눈으로 확인이 잘 되지 않는 분야도 있다. 북한이 정면 돌파전의 '주 타격전방'이라고 공언한 농업이나 교육 등의 분야에서의 성과다.
또 보건 사업의 강화도 정면 돌파전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사실 이 문제가 경제난의 직접 해소와 대단히 밀접한 문제인지 의아한 것도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 들어 공개행보를 줄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당 차원의 회의에만 참석하고 있다. 정면 돌파전이 경제난 해소를 위함이니 '광폭'의 경제 관련 행보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행보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각 분야에서의 성과 지표 보도보다는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더 부각해서 내고 있다.
지난 14일 노동신문은 1면 사설을 통해 "황금만능의 사고방식으로써는 우리 인민의 정신세계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6년 시작한 '국가경제개발 5개년 전략 목표 수행'은 올해가 마지막 해다.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국가경제개발 5개년 전략과 관련한 언급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경제난 돌파 행보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데도 내부적으로 사상을 추동하고 단속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짐작일 뿐이니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칠 순 있겠지만 북한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흐름으로는 경제난 해소가 쉽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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