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은 지난해 구의회 선거에서 얻은 표의 10% 수준인 17만명을 예상했지만 이를 크게 뛰어넘었으며, 이는 올해 입법회의원 선거 전체 유권자(445만명)의 13.8%에 달한다.
경선 흥행은 이달 본격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의 영향으로 보인다. 약 250개 투표소에는 참가자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20대의 한 경선 투표 참가자는 "젊은 사람들이 매우 절망적인 미래를 마주하면서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법학자인 주최측의 베니 타이 이우팅은 AFP에 "악질적인 보안법으로 인해 투표 참여가 위법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왔다"고 기뻐했다.
경선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야당은 단일화로 의회 과반을 달성한 뒤 캐리 람 행정장관을 합법적으로 물러나게 하는 데 목적을 둔다.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따르면 예산안이 2번 부결될 경우 행정장관이 사임해야 하며, 야권은 다수파가 되면 예산안을 부결시킬 계획이다.
보안법 35조에 보면 이 법을 위반해 유죄 판결을 받은 자는 입법회 선거 후보 자격을 잃는다고 돼 있어, 앞으로 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공격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10일에는 경찰이 야권 경선을 진행하는 여론조사기관을 압수수색했다.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보고가 있었다는 게 이유였다.
오는 9월 6일 선거를 치를 홍콩 입법회에서 범민주파가 과반을 차지하는 것은 산술적으로 쉽지 않다. 입법회는 70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35명만 주민들이 직접선거로 뽑는다. 나머지 35명 직능대표 중 5명은 구의원들이 뽑고 30석은 해당 직군 종사자들이 뽑는다. 간접선거인 직능대표는 대부분 친중파나 경제계 인사들이 차지해왔다.
하지만 야권 범민주 진영은 송환법 논란이 컸던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76.8% 의석(452석 중 347석)을 가져가고, 이번 경선 흥행까지 성공해 사상 첫 입법회 과반 달성을 노려보게 됐다. 경선 승리자는 13일 밤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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