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폭락→연중 최고가 찍은 구리값…"하반기는 어렵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0.07.13 14:12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 '닥터코퍼'(구리) 몸값이 최근 크게 올랐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한 걸 넘어 연중 최고가까지 경신했다.

글로벌 경제 재개로 구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구리 가격의 추가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LME(런던거래소)에서 구리 1톤당 가격은 6425.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14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6308.75달러)를 넘었다.

경기 흐름을 선반영하는 구리값은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전세계 증시가 출렁였던 3월 23일에는 4608.5달러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축됐던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랬던 구리값이 오르기 시작한 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기 시작한 6월부터다. 중국은 지난 5월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에서 5조7500억위안(약 986조원)의 경기 부양을 내놨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약 30거래일 동안 5거래일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구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공급 차질도 구리값을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 코로나19 탓에 남미와 아프리카 등 주요 구리 광산이 조업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 칠레 국영 '코델코'는 일부 광산에 대한 조업을 중단하고, 14일 근무 교대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구리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글로벌 경제가 중국 이외 구리 수요를 뒷받침할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당초 시장에서는 하반기 경제 정상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5~6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경제 재개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절반 이상의 주가 경제 재개 일정을 일시 중단하거나 뒤로 미뤘다.

IMF(국제통화기금) 역시 지난달 말 '세계경제전망 수정 발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마이너스(-)3%에서 -4.9%로 1.9%포인트 추가 하향 조정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요 광산의 조업 재개와 중국 제외 국가들의 더딘 수요 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하반기 구리값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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