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너'와 더불어 '나'를 찾는 과정 제시"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7.12 07:06

[인터뷰] 곽노현 BIKY 이사장…코로나19 속 성공 개최
"교육활용도와 함께 재정자립도 높여야"…당면 과제도

곽노현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 영화제 이사장이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2020.7.11/© 뉴스1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올해 15년째를 맞이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는 내·외부적으로 큰 변화와 함께 시작됐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민간이사장 체제를 도입, 초대 이사장으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을 임명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돌반변수'에도 '온라인 상영 도입' 등 새로운 운영 방식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뉴스1은 11일 곽노현 BIKY 이사장을 만나 올해 BIKY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초대 BIKY 민선 이사장을 맡게 된 이유와 계기는?

▶BIKY를 처음 꿈꾸고 만든 김상화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2년여 전부터 징검다리교육공동체 회원모임인 영화읽기사랑방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왔는데, 지난해 봄 BIKY가 민선 이사장 체제로 전환이 확정되고 난 후에 제안이 들어왔다.

BIKY는 엄청난 분량의 '영화 교재'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게 보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교육적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봤다. 이런 부분에서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BIKY 영화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올해 BIKY 비경쟁부문에 Δ나를 찾아서 Δ너와 더불어 Δ다름 안에서 Δ경계를 넘어서 등 4개 섹션이 있다. 이 섹션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경계'를 넘고, '너와 더불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친구나 가족 등이 나와 달라도 좋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동시에 나를 찾으면서 자신에 대한 고유성을 느끼는 거다. 이 두 가지를 가진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자존감'과, 상대를 인정하는 '존중감'을 갖추며 성장하게 된다. BIKY가 2010년부터 채택하고 있는 슬로건도 '달라도 좋아'다.

-시사적인 내용의 영화가 상영되다 보니 어린이·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이번 영화제에 나온 작품들을 보면 절반 정도는 굉장히 유쾌하기도 하고 장편의 3분 1 이상은 애니메이션이다. 아이들의 상상력, 호기심, 모험심을 자극하고 웃음과 감동을 한번에 주려고 한다. 교훈을 주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제15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영화의전당에서 개막식을 하고 있다. 2020.7.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코로나19 속에서도 영화제를 열기로 한 이유는?

▶제일 큰 이유는, 어린이·청소년들의 감수성, 공감역량, 민주시민성은 코로나19 속에서도 계속 자라나야 한다.

또 하나는 어린이·청소년 영화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다. 예를 들어 영화 한편에 감독, 출연진 등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 있겠나. 영화제를 한 번 개최 안 하면 그만큼 사회적 기회가 상실된다. 한 번 쉬면 2년을 기다려야 되는데, 그 동안 어린이·청소년 영화인들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방역대책도 꼼꼼하게 세웠다. 발열검사, 손소독제, 마스크 안 갖고 온 분들에게는 준비한 마스크도 지급하고 있다. 거리두기를 위해 상영관 좌석 수의 3분의 1 이상을 채우지 않고 온라인 상영을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매일 정기 방역도 한다.

-영화제 준비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부산 시민들이 많이 알아줬으면 한다. BIKY 예산이 올해 8억원이 조금 안 된다. 이 상황에서 세계 세번째 규모의 국제어린이청소년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는 거다. 1~2위권 하는 어린이·청소년영화제보다 예산이 3~4배 적다.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해외 감독들을 초청해도 비행기값을 못 줄 정도다.

3~4년 안에 BIFF 예산의 20% 정도까지는 BIKY 예산을 늘려줘야 조금 더 의미있는 영화제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부산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문화 자산 중 하나가 영화제 아닌가. BIKY가 없다면 부산국제영화제(BIFF)만 남게 된다.

BIKY가 있기 때문에 부산에 '남녀노소'를 위한 모든 영화제가 가능해지지 않나. BIKY는 BIFF의 어린이·청소년판이다. BIKY의 역할이 차세대 영화 제작진의 교두보 아닐까. 차세대 영화 관람객들도 만들어 내는 거다. 장기적으로 BIFF가 잘 되려면 BIKY가 잘 돼야 한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5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개막식에서 곽노현 비키(BIKY)이사장이 개막 선언을 하고 있다. 2020.7.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이사장으로서 당면 과제나 장기 계획은?

▶재정자립도를 강화하기 위해 일반 시민과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후원회를 강화하고자 한다. 교육용 수익사업도 생각하고 있다. 교육활용도가 높은 작품의 판권을 확보, 교육당국에 합리적 수준의 값싼 사용료를 받고 일선 학교에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교육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화 읽기 수업'을 보편화해야 한다. 영화를 보고 끝내지 않고, 함께 교실에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각자의 처지와 가치관에 따라서 영화가 말하는 게 다르게 보인다. 토론 과정에서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상호 존중감과 집단지성을 기를 수 있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 분석이 필요하다. 두번째로는 영화읽기 수업에 관심을 갖고 교사연수가 일어나야 한다. 각 시·도 교육청에 있는 교사연구원에서 '영화 읽기 수업'을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분들이 계셔야 한다. '영화 읽기 교재'도 필요하다. 1~2년에 되는 일이 아니고 교육당국과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올해 영화제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BIKY 영화제에 포럼, 체험학습, 부대행사 등 여러가지 행사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아쉽다. 1년을 수면 아래에서 영화제만 바라보고 준비를 했다가 영화제 기간인 1주일만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정상적으로 개최하지 못했다. 또 학생이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정말 필요한 상황인데 서포터와 관객을 현장에 모으지 못한 점도 아쉽다.

한편 지난 7일 개막한 BIKY는 13일까지 영화의전당, 북구문화에술회관 및 대천천 야외극장,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린다.

온라인 상영은 BIKY 공식 홈페이지와 cfestival.com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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