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정부세종청사가 생긴 이래 강제로 서울-세종 주말부부 생활을 하는 유형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사회의 세세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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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다주택자 고위 공무원들, 빨리 청산하라"━
정 총리는 "고위 공직자들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총리실은 다주택자인 고위 공무원이 이를 청산하지 않을 경우 1급 이상으로 임용될 때 감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각 부처는 다주택자 공무원들에게 처분계획서를 제출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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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공무원들 "세종-서울 메뚜기 생활…우리가 투기꾼인가"━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학교 문제 때문에 아내와 자녀들은 수도권에 남겨두고 주중에는 홀로 세종에서 지내다 주말에만 가족들을 만난다"며 "두 채 모두 실거주용으로 사용하는데 이를 투기적 성격의 다주택자로 바라보는 건 무리"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집값을 올리기 위해 나쁜 의도를 갖고 세종 집을 산 게 아니다"며 "부처에서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세종에서 보내라는데, 세종 집을 팔고 전·월세로 전환할 경우 2년마다 이사 걱정하는 것도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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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부동산정책 제물로 바쳐진 공무원들━
한 고위 공무원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듯이 다주택 공무원들을 일거에 정리하려는 모양새"라며 "정작 국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다주택 정리 방침에 반발하는데, 공무원들은 총리 지시를 거역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여당에서 정부로 옮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다주택 정리를 둘러싼 발언 번복 해프닝 등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이다.
한 사회부처 공무원은 "양도세를 올리는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할 경우 가뜩이나 투기수요가 많았던 세종 같은 경우 전·월세 매물이 씨가 마를 것"이라며 "총리실 방침에 따라 세종집을 처분해도, 마땅히 들어갈 곳이 없어 서울이나 경기에 있는 집에서 매일 출퇴근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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